우원식 원내대표, 제196차 최고위원회의 참석


국민헌법자문특위가 어제 문재인 대통령에게 개헌 자문안을 보고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실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매우 적절한 지적이라 생각한다. 누차 말씀드렸지만,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실시가 필요한 이유는 크게 다섯가지다. 첫째, 여야를 떠나 정치권 모두가 국민에게 약속했기 때문이다. 둘째, 1년이 넘도록 국회 특위 등을 통해 충분한 논의가 이어져왔기 때문에 개헌안 마련을 더 이상 뒤로 미룰 이유가 없다. 셋째, 양대 투표 동시실시를 통해 소중한 국민의 혈세를 아낄 수 있고, 넷째, 동시실시를 해야 개헌안 투표율 확보가 실질적으로 가능하다. 다섯째, 대통령 4년 연임제로 할 경우 향후 대통령선거를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게 되어 선거에 들어가는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대폭 효율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로 개헌을 완성할 경우, 우리사회 전체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매우 큰 것이다.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다.

어제에 이어 오늘 오전에도 3당 원내대표 사이에 개헌 논의를 위한 회동이 예정되어 있다. 비록 정부가 개헌안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개헌의 중심축은 국회다. 정부여당 또한 국회의 주도적 역할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존중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야당이 개헌에 대해 진정성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원내대표 간 개헌 협상 개시조차 여러 조건을 붙인다고 한다면 이는 사실상 협상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것과 같다. 야당이 여전히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할 경우, 정부는 헌법규정에 따른 발의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개헌을 요구하는 국민에 대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국회가 국민과의 약속인 지방선거 동시투표 개헌안을 마련했는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면 비판할 수 있지만 국회가 할 일도 하지 않으면서 대통령 발의안에 ‘관제개헌’ 운운하는 비판은 가당치 않은 일이다. 또한 야당은 대통령 개헌안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들의 개헌안부터 내는 것이 당연한 도리다. 이번 국회 개헌안 마련에 야당이 보다 타협적 자세로 협의에 임한다면 여야 간에 얼마든지 건설적 협상이 가능할 것이다. 대통령 4년 연임제를 비롯해서 권력구조 개편 내용과 방향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여야 간에 이견을 좁히고 타협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도 오늘 회동이 매우 중요하다. 국회 주도 개헌의 결정적 분수령이다. 특히 개헌안에 대한 국회 내 논의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을 경우, 다음 주 중으로 정부의 발의권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국회에 주어진 시간이 고작 1주일에 불과하다는 점을 야당은 분명하게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늘 회동을 통해 국회가 주도하는 국민개헌이 보다 탄력을 받길 기대한다. 저 역시 보다 유연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야당 설득에 최선을 다하겠다.


추미애 대표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저도 한 마디 덧붙이겠다. 오늘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서는 역대 ‘5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111억 원에 달하는 뇌물혐의와 300억 원의 비자금 조성 등 드러난 혐의만도 20여개에 이른다. 최측근 또한 이미 검찰조사를 받고, 줄줄이 재판에 넘겨져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들은 지난 수십 일 동안 쏟아진 전직 대통령의 부정부패 의혹에 망연자실하기까지 한 상황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통령은 검찰소환을 하루 앞둔 어제까지도 측근을 통해 ‘정치보복’ 주장을 반복했다. 지난 1월에도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보수궤멸’, ‘정치공작’ 운운하며 ‘정치보복’이라고 억지 주장을 펼쳤지만, 분신이나 다름없는 측근들의 양심고백이 이어졌고, 수십 가지 혐의만 드러났을 뿐이다. 매우 유감이다. 자신에게 쏟아진 의혹을 정치공세로 회피하고 정쟁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모습에는 전직 대통령의 면모를 찾아볼 수 없다.

진실을 마주할 시간이 이제 다가왔다. 성실히 임하는 것은 물론,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국민 앞에 송구한 마음을 전하고 사죄의 모습을 먼저 보이는 것이 도리이다. 이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댓글

Designed by CMSFactory, Modified by Wonwoo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