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원의 '민주주의자' 故김근태 의장 추도사

우원식 의원의 '민주주의자' 故김근태 의장 추도사



사랑하는 근태형님, 올해도 어김없이 형님의 벗들이 다시 모였습니다. 

계절이 바뀌듯 남은 벗들의 삶도 조금씩 변해가지만 

형님을 향한 애끓는 심정만큼은 결코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형님, 아직도 쉽사리 요동치지 않는 형님의 눈빛이 생생한데, 

나지막하지만 또렷한 그 목소리가 귓전을 맴도는데...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그러나 요즘 제게는 형님의 선한 눈빛이 매서운 서릿발처럼 느껴집니다. 

나지막한 목소리는 꾸짖음이 되어 돌아옵니다. 


박근혜 정부의 광폭한 노동개악에 맞서 흔들림 없이 버티고 있는데도, 

국민이 을로 전락한 세상을 바꾸고자 노동자, 영세자영업자를 비롯한 이 땅의 서민과 점점 더 굳건히 손잡고 가려 하는데도

어쩐지 형님이 바라던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의 길은 험난해져 가고만 있습니다.

형님이 살아생전 그토록 강조하신 민주대연합,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말씀은 산산조각이 나버렸습니다.


형님이 이 상황을 지켜보고 계신다면 이렇게 이야기했을 것입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 세력이 하나 되지 못 하고 

어찌 국민의 고통 받는 삶을 지킬 수 있느냐?

혁신을 내부를 갈라놓는 도구로 악용하면서 어찌 세상을 진전시킬 수 있겠는가? 

그렇습니다. 국민들의 삶은 도탄에 빠져만 가고 있는데 힘을 모두 합쳐도 부족할 판에
그 알량한 대권욕 때문에 우리는 부서져만 가고 있습니다.

그것을 막아내지 못한 후배들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바라보고 계실 형님을 뵐 면목이 없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형님은 희망은 힘이 세다고 하셨죠. 저희는 형님이 말씀하신 힘이 쎈 그것을 

놓치않겠습니다. 


근태 형을 기억하는 우리들부터 오직 국민의 삶을 위한 길만 가겠습니다.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형님의 긴 여정에 함께 했던 우리들입니다.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을 걷는 심정이지만 

반짝이는 별처럼 김근태의 유지를 이정표 삼아 뚜벅뚜벅 걷겠습니다. 


더불어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 문익환 목사님.. 

그리고 수많은 열사와 동지들까지... 

이곳에 잠들어 있는 이 땅의 노동과 민주주의, 통일을 염원하던 모든 이들의 염원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근태 형님 앞에서 잡은 손 결코 놓지 않고 여기 모인 벗들은 돌아갑니다. 

수 백, 수천의 김근태가 되어 돌아오겠다는 약속, 꼭 지키겠습니다. 

김근태의 이름, 부끄럽지 않게 살겠습니다. 

사랑합니다. 형님... 보고 싶습니다. 형님...

또 다시 만날 날까지 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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