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원내대표, 제188차 최고위원회의 참석

추미애 대표도 말씀하셨지만 지난 17일 동안 한반도와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지구촌 대축제 ‘평창동계올림픽’이 어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92개국 3,0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서 열띤 경쟁을 벌였던 평창올림픽은 그 규모는 물론이고, 대회 운영과 흥행, 기록 등 모든 면에 걸쳐 ‘역대 최고’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저도 이 때, ‘평창올림픽이 열린 때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라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는 생각을 어제 현장에서 했다.

특히, 북한 선수단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그리고 11년 만에 남북 공동입장 성사에 이르기까지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이 화려하게 꽃피운 대회이기도 했다. 그동안 성공적인 대회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조직위 관계자 그리고 자원봉사자, 강원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린다. 아울러 대회 기간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 기쁨을 안겨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선수단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린다. 앞으로 남은 평창 패럴림픽 역시 성공적인 우정과 화합의 한마당으로 기록될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제 평창이 열어 놓은 남북 간 대화와 교류, 한반도 긴장완화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포스트 평창시대’를 굳건히 준비해야 한다. 김여정 부부장과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김영철 부위원장을 통해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 ‘북미대화’ 필요성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물론 정부여당은 김영철 부위원장 방남에 대한 일부 국민의 우려의 목소리도 듣고 있다. 그동안 북의 도발은 여러 형태로 진행되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피해가 있었던 것은 또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과의 대화에서 북의 실력자들을 만날수록 망설여지는 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북과의 대화는 한편으로 늘 불편한 것이다. 그러나 어찌할 것인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을 막기 위해서는 대화를 통한 평화의 길을 넓혀가야 하는데 북의 실력자일수록 북의 도발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에 대해서 체포, 사살을 이야기하며 평화를 위한 대화를 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겠는가.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무엇인가? 더 말할 필요가 없이 대화를 통해 평화의 길을 넓혀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유한국당이 보인 행태에 대해 정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2014년 10월 16일자 ‘천안함 도발 주역 내보낸 북과 대화해야 하는 현실’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사설은 2018년도에도 유효하다. 이 사설은 이렇게 쓰고 있다. ‘이날 회담에 나온 북측 수석대표는 김영철 정찰총국장이다. 김은 우리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폭침 도발의 주역이다. 우리 입장에서 그는 전범이다. 이런 인물까지 상대해야 하는 것이 남북 회담의 어려움이고, 현실이다. 이런 북한과 마주 앉아 대화하고, 합의를 일구어내는 것은 엄청난 인내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북한과의 대화를 피할 이유가 없다. 긴 호흡으로 남북 대화를 이어갈 원칙과 분명한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쓰고 있다. 저는 이 조선일보 사설의 정신과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보다 앞선 2014년 10월 4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황병서 북한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김양건 노동당 비서 등 북한 최고실세 3인방이 우리나라에 왔다. 군사회담은 아니었지만 당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환영 논평을 냈다. 함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고 있는 정홍원 국무총리,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황병서 총정치국장, 권은희 당시 새누리당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면서 새누리당은 “북한 인사들이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환영한다. 북한 응원단 참여가 무산되어 섭섭했는데 정말 잘 된 일이다. 오늘 방문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성명을 냈다. 또 여기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에서 만나 황병서 당시 총정치국장에게 “잘 오셨다. 체육교류를 통해 남북교류를 더 확대하자”고 말했다. 참 잘한 일이다.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여당의 당대표로 연평도 포격의 주역인 이들을 만나 웃으며 대화를 했다. 이런 자세는 2018년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다. 당시 냈던 논평의 제목은 ‘남북관계, 진정성과 인내심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자’는 것이었다. 논평의 몇 대목을 말씀드리겠다. ‘어제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와 김양건 비서 등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하고 돌아갔다.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이같은 방남은 북한의 전격적인 제의에 의해서 이루어졌으며 이번 방남 과정에서 지난 8월 우리 정부가 제안했던 제2차 고위급회담 개최에 대한 합의도 이루어냈다. 크게 환영할 일이다. 이번 북한 인사들의 방남을 계기로 그동안 경색되었던 남북관계가 새로운 남북화해와 협력의 돌파구가 되기를 희망한다.’ 저는 새누리당의 이 논평이 옳다고 생각한다. 천안함의 김영철과 북한의 모든 도발의 배후이며, 최종결정권자인 황병서, 최룡해 그 책임의 무게가 어디가 더 할 것인지는 분명해 보인다. 2018년 자유한국당 논리대로 한다면 김영철보다 백배천배 응징해야 될 인물에 대해 당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그들의 방남을 환영했고, 기꺼이 여야는 대화를 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런 논평을 냈다. ‘10·4 남북공동성명 7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날에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 비서, 김양건 비서 등이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 이번 방문이 남북교류 재개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번 북한 측 인사들의 공식 방문 목적은 폐막식 참석이지만, 우리 측 정부관계자와의 만남이 이뤄지면 사실상의 남북고위급회담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번 북한 인사들의 방문이 막혔던 남북 관계를 뚫는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한다.’ 저는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이 논평이 민족의 앞길을 걱정하는 건강한 야당의 논평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일원이었던 것이 자랑스럽다.


자유한국당은 2014년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가 국민들이 불편해 할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과의 대화와 협력에 대해 당시 야당이 보여주었던 협력적 자세를 보여주시길 바란다. 남과 북은 서로 만나야 한다. 여야는 초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우리 한반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전쟁의 위협을 막고, 평화의 길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북한의 실세인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으로 극적인 ‘북미대화’, ‘비핵화협상’, ‘남북평화’의 길이 열릴 가능성을 기대한다. 그리고 한 말씀 더 드리면 이제는 다시 국회를 정상화 하자. 국회로 돌아와서 2월 국회의 모든 것, 민생국회로 마무리 할 것을 간곡하게 제안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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