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서비스 개선을 위해 여러분들을 해고하겠습니다


16년간 청소해 온 환경미화원들을 해고할 예정에 있는 파주시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늦겨울. 16년간 파주시를 깨끗하게 청소해 왔던 환경미화원들이 해고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파주시는 파주시 시설관리공단 소속의 환경미화원들을 3월 14일부로 해고하고, 청소를 민간에 위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환경미화원들은 공공서비스를 해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나섰고,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져 지금까지 파주시의회 앞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숙농성의 현장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새벽을 달린다'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했습니다. 이학영 위원장, 우원식 전임 위원장, 윤후덕 의원(파주시갑), 박정 의원(파주시을)을 비롯한 유은혜, 송옥주, 유동수, 김영호 의원 등이 함께했는데요. 새벽 7시 30분부터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활동을 기록했습니다.


노숙농성 천막 안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단의 모습.


이들을 해고하는 명분은 "청소 서비스 개선"

파주시는 "파주시 시설관리공단이 맡아서 청소하고 있는 구역에서 민원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환경미화원들이 스스로 '업무 형태가 퇴보적이다', '자기 구역만 청소하게 된다'고 설명해와서 민간 위탁을 고려하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럴듯한 설명입니다.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 쓰레기들을 사진으로 첨부하며 해고의 정당성을 설명합니다. 하지만, 파주시의 주장에는 몇가지 허점이 있습니다.

첫째, 민원이 증가한 요인은 파주시의 결정 때문이었습니다. 파주시는 토요일에 청소를 중단할 것과, 새벽(4시~6시 사이) 청소도 중단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주말동안 쓰레기가 치워지지 않으니 쓰레기는 쌓여갈 수 밖에 없고, 새벽에도 치우지 못하니 시민들이 출근하는 과정에서 쓰레기를 목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둘째, 민간업체와의 비교를 통해 민간 위탁이 더 낫다고 주장하지만, 앞서 언급된 토요일 및 새벽 청소 중단 조치는 민간업체는 적용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비교를 하면 당연히 민간업체의 청소 서비스가 더 효율적이고 깨끗한 것으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파주시는 이를 근거로 공단 직영보다 민간 위탁이 낫다고 설명합니다. 상식적으로 공정한 비교였다고 할 수 있을까요?

셋째, 주말 및 새벽 청소 중단 뿐만 아니라 적정인원이 제대로 고용되지 않았습니다. 파주시는 굉장히 넓습니다. 청소해야 할 구역도 당연히 많고 넓습니다. 파주시를 깨끗한 상태로 온전히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환경미화원의 적정 고용인원 수는 73명입니다. 그러나 실제 근무자 수는 43명에 불과합니다. 적정인원보다 26명이나 적은 인원입니다. 자연스럽게 서비스의 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파주시를 상대로 질의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이학영 위원장


파주시의 주장은 합리적 의심을 낳는다

이들이 민간위탁을 추진하던 중 검찰은 민간위탁 전환 업무를 담당하던 팀장(공무원)이 5,000만원에 달하는 뇌물을 수수했다는 증거를 잡았고, 구속 기소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직 파주시 공무원의 배우자가 민간업체의 대표 및 감사를 맡고 있고, 공단 직원의 민간업체 직원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28대에 달하는 시설관리공단의 청소차량을 공매절차 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민간업체에 3억 9,300만원에 매각하고, 차량 매각 후 이들의 차량 수리비로 업체별 1,0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추세는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향해 가고 있다

국회는 지난 2000년대에 파주시 시설관리공단과 마찬가지로 직고용되어 있던 정규직 환경미화원들을 해고하고 민간에 청소 업무를 위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환경미화원들의 임금은 낮아지고 업무강도는 높아졌습니다.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수준을 겨우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근속기간에 관계없이 똑같은 수준의 임금을 받아왔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대 국회부터 환경미화원들을 다시 직접고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19대 국회 당시 환경미화원 직접고용을 최초로 주도하고, 환경미화노동조합 설립을 도왔던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20대 국회가 개원되자마자 정세균 국회의장, 우윤근 신임 국회사무총장과 함께 환경미화원의 직고용을 선언했습니다.


직접고용 선언을 함께 축하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단과 국회 환경미화원의 모습


국회사무처와 기획재정부는 난색을 표했습니다. 3권 분립 기관 중 하나인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이 직접 나서서 정규직화를 선언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윤근 신임 국회사무총장은 국회사무처 직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고, 기획재정부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접 2017년도 예산안을 걸고 협상을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기획재정부는 국회 환경미화원의 직고용을 동의했고, 2017년도 정부 예산안에 환경미화원들의 직고용 예산이 포함될 수 있었습니다. "국회부터 잘 하라지!" 하며 뒤에서 손가락질하던 재벌대기업이나 기타 공공기관들에게 당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회가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서울시는 환경미화 분야를 진작에 직고용 선언하고, 120다산콜센터의 상담직까지 재단을 새로 설립하는 방향으로 정규직화를 이루어내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들은 생활임금제, 환경미화원 직고용 등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효율성을 위해 민간 위탁을 추진한다"는 논리는 구식 논리입니다. 추세는 직접고용, 정규직화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파주시의 긍정적인 검토와 함께 환경미화원들의 직고용을 보장하기를 바랍니다.


파주시 청소는 공공입니다.
환경미화원은 공공직이어야 합니다.
다수의 국민을 위해 공익적 청소업무를 수행하는 우리는,
더 나은 청소업무의 공공성, 공익성 향상을 위해,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의 고용안정복리증진을 위해,
정당한 권리를 되찾아야 합니다.

- 파주시 시설관리공단 소속 환경미화원들의 농성 피켓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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