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원내대표, 제187차 최고위원회의 참석


국회가 하루도 편치 않다. 민생이 팍팍한 시기에 국회가 민생 개혁 입법 처리에 전념해야 하는데 매일 정쟁으로 치닫고 있으니 참으로 국회 구성원으로 국민들께 안타깝고 죄송한 말씀을 먼저 드린다. 이미 약속된 정부조직법 마지막 퍼즐조차 맞춰지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 연말 여야가 합의 처리하기로 한 물관리일원화법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말 바꾸기로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유를 알 수가 없다. 15조 예산을 절약하고 가뭄, 홍수 대비를 위해서 꼭 필요한 민생법안이고, 새 정부가 국정 철학을 담아서 꼭 하겠다는데 이것을 왜 이렇게 이걸 막는지 속 시원하게 대답이라도 해 주면 좋겠다. 약속까지 해놓고, 물 환경 분야 주요 9개 학술단체가 2월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의 억지 반대로 처리가 난망한 상황이다. 아시다시피 물관리일원화법은 정세균 국회의장을 증인으로 작년 12월 29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5.18특별법과 서로 2월 국회 처리를 보증한 사안이다. 이제 와서 말 바꾸기로 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인 신의를 저버리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 자유한국당은 신의를 지켜야 한다. 또한 제가 보증을 선 5.18진상규명특별법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보증을 선 물관리 일원화 2월 국회 동시처리라는 약속이 있었다. 엊그제 5.18특별법이 통과되었듯이, 물관리일원화법도 합의정신에 입각해 조속히 통과되어야 한다. 물관리일원화법 보증을 선 김동철 원내대표도 더 침묵하지 않는 것이 신의를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둔다.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주게 되는 상가임대차보호법도 2월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되어야 한다. 마침 어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이 법이 필요하다고 당론으로 추진해야 되겠다고 밝혔다. 굳이 당론으로 추진하지 않으셔도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는 법이기 때문에 그냥 통과시키면 된다. 홍 대표의 발언이 식언이 아니라면, 자유한국당은 말이 아닌 실천으로 민생법안 처리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 법안 처리에 앞장서야 하는 야당 원내대표가 어제는 국토위 파행의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일명 타워크레인법인 건설기계관리법을 비롯해 대규모 재난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특별재생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내용의 도시재생활성화특별법, 화물차주에 대한 적정 운임을 보장을 위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등 주요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하고 발이 묶였다. 당초 합의된 의사일정에 없었던 안건을 일방적으로 상정해 처리하자고 요구하며, 상임위를 파행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각종 민생 입법을 처리해야 하는 시간에 민생 입법은 팽개치고 또 청와대로 달려가 정쟁에 매달리는 자유한국당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반면, 복지위에서 처리가 시급했던 세출법안인 아동수당법, 기초연금, 장애인연금법등 세출법안 3법이 통과되었다. 이처럼 여야가 합의한 주요 법안들도 2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 제 파트너들인 야당 원내대표들께도 다시 제안 드린다. 국회 제1의 목적은 시급한 민생 법안부터 챙기고 국민의 삶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 후에 정쟁을 하더라도 하자. 덧붙여, 개헌협상회담도 다시 한 번 제안한다. 국민께 약속한 개헌 국민투표와 지방선거 동시실시일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데,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논의 주체를 3당 교섭단체로 국한하자는 말만 할 뿐 일정조차 잡고 있지 않다. 그러면서 개헌의총은 열어놓고 6월 동시투표 국민과의 약속을 무시한 10월을 목표로 한 ‘나홀로 개헌안’ 플랜만 제시하고 있다.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야당은 투표일 논쟁을 빌미로 개헌 자체를 무산시키려 하지 말고, 개헌협상회담 제안에 대한 조속히 답해 주기 바란다.


이번 주말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에 맞춰 북한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이어, 이번 고위급대표단 방남으로 지속적인 남북관계 구축을 위한 기본적 토대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김영철 부위원장이 UN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만큼 미국 등 관련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관련 절차가 진행될 것이다.

개막식 때 미국 펜스 부통령에 이어, 폐막식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이자, 중요한 정치적 조언자인 이방카 미국 백악관 보좌관도 오늘 방한한다. 이방카 보좌관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이번 방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큼 한미동맹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의 만찬이 예정되어 있는데, 현재 한미 사이에 주요한 현안들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이 이뤄지길 바란다. 아울러 이방카 보좌관의 이번 방한을 통해 북미대화 개시의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올림픽을 통해 어렵게 조성된 평화와 대화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있어, 북미대화 진행은 필수적이다. 이방카 보좌관의 방한이 갖는 적잖은 의미를 고려할 때, 북미관계 개선과 북한 핵 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의 단초가 마련되길 바란다.


덧붙여 한 말씀만 드리겠다. 자유한국당은 김영철 부위원장 방한에 대해 입에 거품을 물고 비판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여당이던 2014년 10월 판문점 남쪽 지점에서 열렸던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당사자인 김영철과의 회담을 높이 평가했다. 제가 들고 있는 사진을 보면, 북측 대표인 김영철과 우리 측 대표인 류재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2014년 10월 15일 판문점 남측에서 만났다. 지금처럼 한다면 그 때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이 다음날인 2014년 10월 16일 논평에 ‘남북대화 꾸준히 이어나가길’ 또, ‘어제 판문점에는 장성급 군사회담이 비공개로 개최됐다. 비록 현재 남북관계가 대화와 도발의 국면을 오고가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대화의 시도가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일련의 상황들을 매우 기쁘고 바람직하다. 남북 갈등 해소와 평화 통일 등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 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오해가 있으면 풀고 이견이 있으면 조정해야 한다.’ 이것이 김영철 북쪽 수석대표와 우리 대표가 판문점 남측 지점에서 만나서 한 회담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의 논평이다. 그래서 한 가지 묻고 싶다. 자신들이 여당일 때 높이 평가하던 회담의 당사자인 2014년의 김영철과 지금 거품을 물고 막고 있는 2018년의 김영철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그것부터 해명하고 막아야 되는 것 아닌가. 이번 일을 핑계 삼아서 국회를 또다시 정쟁의 장, 민생입법 거부 핑계로 삼으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정말 이성을 찾고 무엇이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하는 길인지 심사수고하시기 바란다. 빨리 국회로 돌아오시기 바란다.


22일 국정농단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짓밟은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협력자이자 방조자로서 이 같은 재판부의 판결은 당연한 결과이다. 우 전 수석은 재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다시는 제2의 우병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검찰 권력을 분산시키는 제도적 제어장치를 하루 속히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소위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유한국당은 사법개혁특위 구성에 왜 동의했는가? 이렇게 방해만 할 거면 하지 말자고 하시지, 국민 앞에서 하자고 약속 해놓고, 2달이 지나도 소위 조차 구성하지 못하게 하면 그 뜻이 방해를 위한 것이었나? 사개특위 활동시한은 오는 6월까지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마침 오늘 사개특위가 기관보고에 들어간다고 하니 조속히 소위를 구성하고 사법개혁 논의에 더욱 박차를 가해주길 바란다. 특히 검찰 내 성추행 사건, 강원랜드 채용비리 등 최근 전, 현직 검사들의 비위행위가 드러나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여론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감시의 무풍지대에 놓인 검찰의 권한을 분산하고 확실한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 공수처 설치를 더는 미룰 수 없다. 야당의 대승적 협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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