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청산을 위해

필자는 수년전 독립운동가 김한(金翰) 선생에 대한 발굴을 진행한 적이 있다.

김한 선생은 20-30년대 사회주의 이념을 지닌 독립 운동가이며, 본인의 외조부이기도 하다. 그 분의 역사적 행정은 그의 가족에게나 대외적으로나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이는 사회주의 이념을 지닌 독립운동가였으니 해방후 좌우익의 대립과 좌익에 대한 무자비한 테러가 빈발하던 시대적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비단 김한 선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그 이념을 사회주의에 두고 있다는 이유로 독립운동가로 인정받기는 고사하고 해방후 그 가족들은 좌익전적을 이유로 여러가지 사회적 불이익을 받아왔다.


당시 자료발굴을 통해 일제에 맞서 싸우셨던 김한 선생의 일대기를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다.

김구, 이시영, 안창호 선생들과 함께 임시정부에 기여한 사실, 의열단 국내책임자로 선정되어 각종 반일 활동과 청년활동으로 일제와 싸워온 사실은 후손으로 참으로 뜻 깊은 일이었다.

김한 선생은 독립운동을 한다고 단란한 가정을 버려 남은 가족에게 고통을 안겨준 비정한 남편이자 아버지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을 멀리한채 일제에 강탈당한 조국을 되찾기 위해 형언하기 힘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운동가를 우리는 이해하고 있는가? 해방후 한국정부가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려 노력은 했었던가? ‘독립운동가의 가족과 자손들은 공부도 제대로 못해 거죽을 덮고 살고 있는 반면 친일에 앞장섰던 이들의 자손들은 대대손손 떵떵거리며 산다’는 속설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우리나라가 독도우표를 발행하는 것에 대해 일본이 시시비비를 거론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얼마나 우습게 보면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느니 국제적으로 알리겠다느니 하는 망언을 하며 한국정부에게 압력을 행사하려 하는가?

일본의 상식 이하의 행동이 비단 독도우표 문제뿐인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과거 우리나라 침략에 대한 수많은 망언과 성의 없는 반성, 고이즈미 일총리의 신사참배등은 아직도 일본이 아직도 과거사를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이러한 행동은 우리나라가 대내외적으로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지 못한 것과 무관한 것이 아니다.

1949년 친일파에 의해 와해되서 그 뜻을 다하지 못한 반민특위와 같은 활동이 다시 불붙고 있다.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범국민서명운동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수 없다.
또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친일인명 사전 발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해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해 3억원에 달하는 모금을 진행한 사실은 참으로 반간운 일이다.


필자는 이러한 친일반민족행위에 대한 진상규명과 더불어서 독립운동가에 대한 발굴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독립운동가 중에서도 그 이념을 사회주의에 두고 있다는 이유로 독립운동가로 거론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명예회복 또한 중요한 일이다.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을 이해함에 있어서 당시 우리나라의 지리적, 정치적, 사상적 조류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30년대 시기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활발히 연구해 조선독립을 위해 이름도 없이 쓰러져간 이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어떤 사상이나 주의도 조국과 민족보다 앞설수는 없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자신의 온 몸으로 던져 우리나라의 독립에 이바지한 모든 이들의 명예는 회복되어야 한다.

과거를 알지 못하는 민족에게 그 불행의 역사는 반복되기 마련이다.
우리 청소년과 후대에게 바른 역사관과 민족의식을 심어주는 것은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2004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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