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공부 잘한 여자애들이 많았었는데..


작년으로 기억되는데 십여 년 만에 초등학교 동창생 모임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 반갑기도 하고 어떻게들 지내왔는지 궁금하기도 한 마음으로 바쁘게 발걸음을 놀려 모임장소를 찾았습니다.

30여명이 모였는데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30여년이 지났어도 어릴 때 모습이 많이들 남아 쉽게 친구들을 기억할 수 있기도 하고, 어려서 함께 놀던 모습을 화재로 삼아 모처럼 깨복쟁이들로 돌아간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들의 근황을 들으면서 새롭게 우리 여성들의 어려움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보다 공부를 잘한 여자 친구들이 꽤 여럿이었는데..... 사회에 진출은 거의 못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공부를 잘한 것이 사회진출의 척도는 아니지만 그 가능성으로 볼 때 이러한 현상은 우리 여성들이 처한 사회적 제약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성들의 사회적 제약, 그것은 따로 이야기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학생운동, 노동 재야운동 등 진보적 운동을 해왔다고 자부하는 저 역시 여성단체에 참여하고 있는 제 처의 활동으로부터 오는 저의 생활상 불편을 잘 견뎌내지 못하는 것을 돌이켜 보면 말입니다.

여성유권자연맹 30주년을 축하하는 글을 빌어 제 처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사회적 제약 속에서 30년간이나 여성운동을 이끌어온 유권자 연맹의 여러 활동가들에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남성으로서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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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든 사회운동은 그 운동을 제기하는 집단의 정당한 자기 요구를 법적, 제도적으로 확보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 시켜가는 것이라 저는 이해합니다.

그런 면에서 여성들의 자기 권리 획득 과정을 자신이 정치적 주체임을 인식하고 가장 낮은 정치적 행위인 유권자 운동으로부터 보다 높은 단계로 확대 발전해 가자는 여성 유권자 운동의 제기는 가장 바른 여성운동의 입각점으로 생각합니다.

노선상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았을 때도 있지만 이런 문제의식으로 초지일관 여성운동을 이끌어온 여성유권자연맹의 창립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리가 함께 갖고 있는 목표는 남북이 하나 되는 사회, 가진 자 못가진 자등 사회적 불평등이 해소되는 사회, 남녀가 평등한 사회로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이 일을 위해 여성유권자 연맹이 더욱 정진해나가길 빌며 그 길에 함께 할 것임을 다짐 드립니다.



여성유권자연맹 정책위원
환경관리공단 관리이사
우 원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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