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원내대표, 제72차 원내대책회의 참석


간난신고(艱難辛苦) 끝에, 여야 3당은 어제 2018년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다. 예산안이 제출된 지 꼭 95일 만이고, 본격적인 예산심사에 임한지 29일 만이다. 걱정과 기대 반으로 기다려주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깊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비록 법정시한 내에 처리하진 못했지만, 우리 국회가 모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고 있는 경기회복에 본격적인 성장 마중물을 부을 준비를 마쳤다. 저와 원내지도부 역시 사람중심 예산의 원칙과 방향, 가치는 철저히 지키면서, 각론에 있어서는 운용의 묘를 발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여야도 민생을 중심에 놓고 공통분모를 찾아가며 공히 한 발짝씩 양보한 끝에, 첫 협치 예산을 국민들께 안겨드리게 됐다. 상생과 공존의 길을 함께 찾은 양당 원내대표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비록 논의과정에 직접 참여하진 못했지만 다양한 의견과 제안을 주신 다른 야당에게도 깊은 감사 말씀을 드린다.

 

화룡정점을 찍을 중요한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이른 감이 있지만, 합의안을 포함한 2018년 예산안의 의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2018년 예산안은 성장도, 분배로 멈춰 버린 토건 중심 성장전략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람을 중심에 두고, 사람에 투자하는 적극적 국가운영의 출발점이다. 내년예산은 단순한 1년 정부살림이 아니라, 구체적인 국민의 삶을 중심에 놓고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새로운 시대정신의 실천인 것이다. 거대한 변화의 시작을, 끝내 우리 국회가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점을 찾으려 한 점에 대해 또 하나의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는 여야 간에 끝까지 난상토론의 주제가 된 핵심쟁점들이 SOC가 아닌, 일자리와 소득 증대, 촘촘한 사회복지망 구성이라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여야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줄다리기를 했던 현장 민생공무원의 경우, 모두 9,475명을 충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보다 질 높은 사회서비스 제공과 일자리 창출, 민생공무원들의 노동환경 개선 등 1석 3조의 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둘째, 아울러 일자리안정자금을 총 2조 9,707억 원 규모로 합의했다.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인 최저임금의 안정적인 인상의 안전판이 마련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대기업 중심의 낙수효과의 허구에 가려졌던 저임금 근로자와 중소상공인들부터 경제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져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셋째, 아동수당 도입과 기초연금 인상으로 저출산·고령화의 중차대한 위기에 대응하고, 국가의 국민 기본생활 보장 확대에 더 가깝게 다가갔다. 또한 모두 2조 586억 원을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책정해, 누리과정에 대한 국가완전책임제를 비로소 달성하게 됐다. 그간 소모적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될 것이다. 넷째, 향후 재정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역할이 중요한 만큼, 법인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에 합의한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성과이다. 특히 소득세의 경우 정부원안이 그대로 관철됐고, 법인세 역시 초거대기업에 대한 적정증세라는 원칙 내에 조정을 이뤄냈다.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의 첫 예산이 정치권의 축복 속에 탄생할 수 있도록, 여야 모두는 당리당략을 떠나 어제 합의정신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을 위해 책임지고 일할 수 있도록, 예산안의 순조로운 처리에 협력해 줄 것을 호소 드린다. 관련해 원내대표 간 합의에 따른 최종적인 세부 마무리 과정에서 밤사이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해 수정안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고 들었다. 이 지연에 납득할 수 없는 이유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여당 원내지도부는 예산안 통과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한 치의 실수도 없이 모든 상황을 관리하겠다. 아울러 정부에게도 당부 말씀을 드린다. 예산안이 통과되더라도 국무회의 의결, 예산배정, 부처별 사업집행준비 등에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관련 절차를 꼼꼼히 준비해주시길 당부 드린다. 어렵게 마련된 예산을 단 한 푼의 낭비도 없이, 알차게 사용해 담대한 변화와 새로운 미래를 위한 기틀을 닦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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