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원내대표, 제88차 정책조정회의 참석


제가 오늘 새로운 넥타이를 매고 왔다. 넥타이 색깔이 한반도기색이다. 가까운 친구들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반드시 우리 한반도에 큰 평화의 물길을 만들어내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로 한반도 색깔의 넥타이를 제게 선물해줘서 기쁜 맘으로 하고 왔다.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 발표가 임박하며, 한반도 평화의 봄이 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해 우리 정부 또한 전방위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오는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방일을 통해서, 한중일, 한일 정상회담을 연이어 갖고 남북정상회담 결과 공유와 한반도 문제에 대한 3국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전기를 맞이하는 5월,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 국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7일 판문점 선언 직후 미 하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외교 노력을 지지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첫 발의했다고 한다. 미국 의회마저 여야 구분 없이 자국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에 초당적 협력과 지지를 보내고 힘을 모아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회와 대조적인 모습에 정말 안타깝고 참으로 부끄러울 뿐이다. 그간 민주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판문점 선언에 국회가 초당적인 지지와 지원을 보내줄 것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이에 돌아오는 응답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폄훼와 색깔론 일색의 공세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합리적인 목소리가 있고, 특히 자유한국당의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남북정상회담 비하발언에 유감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준표 대표의 남북정상회담 폄훼가 도를 넘고 있어 한마디 드리겠다. 판문점 선언에 ‘민족 자주의 원칙’이 포함된 것을 놓고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라고 문제 삼고 있는데, 잘 아시는 것처럼 민족자주의 원칙은 1972년 박정희 정부 시절에 합의한 7.4남북공동성명에도 포함되어 있고, 노태우 정부 시절의 남북기본합의서에도 들어있다. 또한 17대 국회에서 통과된 남북관계발전법 1장 1조 기본원칙에도 자주의 원칙이 명시되어 있다. 홍준표 대표는 박정희 정부와 노태우 정부도 주사파라고 생각한다는 것인지, 그리고 본인도 포함되어 있던 지난 17대 국회에서 통과시킨 남북관계발전법이 주사파에 의한 이적법인지 묻고 싶다. 홍준표 대표가 국민들의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생각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선거 때만 되면 들고 나오는 자유한국당의 해묵은 안보장사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며,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이다. 아직 논란이 가시지 않아 오늘 다시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로, 평화협정 체결과 무관한 사안이다. 우리당의 일관된 입장은 주한미군의 국내 주둔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평화협정 이후에도 한반도 평화적 상황을 관리하고 평화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지금보다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생각이다. 또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간의 6.15 정상회담에서도 그렇고 지금 남북, 북미간의 대화와 협상에서도 주한미군의 국내 주둔 문제가 평화체제구축에 걸림돌로 작용한 적이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이제, 우리 국회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초당적 지지와 지원을 보내는데 더는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 정부여당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로 가는 길에 어떤 혼선과 혼란도 빚어지는 일이 없도록 신중에 신중을 더해 앞으로 나아가겠다. 야당의 적극적인 협력과 동참을 기원한다.


자유한국당의 정치파업으로 인해 국회가 마비된 지 벌써 한 달이나 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야당의 최장기 국회 파업이다. 이젠 국민들께 국회상황을 말씀드리는 것조차 송구할 지경이다. 어제 기준으로 국회에 계류된 의안만 총 9,521건에 달한다. 특히 국회가 공전하는 동안 제출된 의안도 무려 571건에 이른다. 하나하나가 소중한 법안들이 국회에 제출되고 있지만, 의미 없이 쌓여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유한국당의 천막쇼, 정쟁쇼가 길어질수록 할 일만 태산처럼 쌓이고, 국민들의 분노와 냉소만 더욱 커질 뿐이다.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번 국회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유한국당 스스로 일방적으로 소집한 것이다. 자신들이 소집해놓고, 천막텐트 치고 국회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또 무슨 경우인가? 국회를 이 이상 공전시키는 것은 자기 부정과 모순의 극치이다. 정쟁국회, 방탄국회를 지금 즉시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와 민생입법 처리를 위해 제1야당다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이다. 첫 걸음은 이견이 적은 민생현안부터 최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특히 추경 등 시급한 민생입법 처리에 조건 없이 동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해야 할 일은 수사기관에 맡기고, 우리 국회는 민의의 전당답게 국회에 주어진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금쪽같은 시간이 무의미하게 흐르고 있다. 애타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달 취객 구조 중 폭행피해를 입은 구급대원이 지난 1일 한 달 만에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19년차 베테랑 소방대원으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했던 강연희 소방위와 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최근 계속해서 발생하는 소방대원들의 안타까운 희생과 어려움으로 마음이 매우 착잡하다. 최근 5년간 공무 수행 중 소방대원들이 폭행피해를 입은 사례는 무려 667건이나 된다고 한다. 또한 상습 주취와 폭행 및 폭언 경력으로 소방청에 등록되어 있는 사람만도 2,210명에 달한다고 한다. 올해 1분기 119구급활동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13.6% 증가하는 등 소방대원들의 구급활동 및 출동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아직까지 소방대원들에 대한 보호 장치는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소방대원들의 폭행피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폭행 발생 이후의 처벌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 등 사전 폭행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더욱 힘써야 하겠다. 아울러 성숙한 시민의식의 고취도 매우 중요하다. 소방대원의 안전이 보장될 때 국민의 생명과 안전도 보장되는 것을 명심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이룩하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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