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강남지역 구청장들의 양식을 믿는다.


얼마 전 「서울시 구청장 협의회(회장 강남구청장 권문용)」가 서울시 자치구간에 협의․지원 및 공공시설의 설치․관리 등 상호간의 협력을 위해 「서울특별시 자치구행정협의회」 구성을 위한 창립총회를 가졌다고 한다.

이 협의회는 강남구가 다른 자치구에 2억5천만원씩 지원하여 서울자치구간의 공동사업으로 방범용 CCTV를 설치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공동사업이 강남․북간의 자주재정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이 추진 중인 세목교환을 반대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이 아닌가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세목교환은 95년 이해찬 총리가 서울시장이었을때 처음 추진하였고, 그 이후 김근태, 이상수 의원이 추진하였지만, 강남지역 기득권자들을 대변해온 정치세력에 의해 빈번히 좌절되어왔다. 하지만, 17대 총선에서 서울에서 대거 당선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은 「서울균형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 결성하여 세목교환을 위한 지방세법개정안을 부동산보유세제 개편에 맞추어 연구를 하였고, 올해 본격적으로 세목교환을 제기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세목교환에 반대를 해왔던 「서울시 구청장 협의회」가 세목교환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시점에 「서울특별시 자치구행정협의회」를 구성하여 비(非)강남지역 자치구에 강남구의 남는 돈을 주겠다고 한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많은 서울시민들은 세목교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무마하려는 다른 의도가 있지 않은가하는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강남․북간의 불균형의 주요한 요인이 자주재정의 심각한 격차라는 것에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작년 정부의 공평과세를 위한 부동산보유세제 개편에 따라 강남․북간의 재정불균형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종합토지세는 재산세와 합쳐져 재산세(토지분․건물분)로 개편되었고, 보유세 강화라는 정부정책에 따라 재산세(토지분․건물분)가 증가하게 되면서 강남․북간의 자주재정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작년 재산세(토지분) 세수가 최고구인 강남구(1,322억원)와 최저구인 도봉구(87억원)의 격차가 15배였다. 하지만, 서울시 2005년도 재산세(토지분) 세수추정치에 의하면, 최고구인 강남구(1,763억원)와 최저구인 금천구(110억원)가 16배차이가 나고 있다. 정부의 보유세 강화정책으로 강남구의 재산세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매년 강남․북간의 자주재정 격차가 점점 더 커지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고, 이러한 강남․북간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세목교환은 매우 시급한 문제인 것이다.

비록 비(非)강남지역 구청장들 대부분이 한나라당이지만, 강남구의 남는 재정을 얻어서 사용하는 것으로는 부족한 자주재정을 해소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강남구의 눈치를 보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비(非)강남지역 주민들 사이에는 구청장이 강남구의 이러한 지원을 명분으로 세목교환을 반대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있다. 그러나, 본 의원은 비(非)강남지역 구청장들이 강남․북간의 자주재정격차를 줄이기 위한 세목교환에 찬성할 정도의 양식은 있다고 믿는다.

2005. 5. 3.
국회의원 우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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