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을 우원식] 누님 만나러갑니다(2)

[노원을 우원식] 누님 만나러갑니다(2)


11월2일

어제 밤에 돌아 왔습니다. 꿈 속만 같았던 금강산에서의 2박 3일 이었습니다. 60년 만에 만나는 기쁨이 정말 말로 형언 할 수 없을 만큼 컷지만 생이별을 다시 해야 하는 고통은 그 보다도 몇배는 더 큰듯합니다.

저도 관념 속에만 있던 이산 가족의 고통이라는 말을 정말 진하게, 온전히 느끼고 왔습니다. 분단의 아픔, 생 이별의 고통은 한 가정이 감내하기에는 너무도 큰 고통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차츰 차츰 글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글로 다 표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산가족의 상봉이 무엇인지 하나씩 저의 느낌대로 글을 써 보겠습니다.

마치 꿈을 꾸고 온 것같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행복한 시간이었고 우리 어머니의 간절한 60년의 한을 푸는 시간이었습니다.

10월 29일

지금은 설악산의 한화콘도입니다. 내일부터 진행되는 상봉행사에 참여하는 모든분이 이곳에 모였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제가 모시고 왔는데 워낙 고령이고, 바깥 나들이를 근 5년만에 하는지라 천천히 오는 바람에 좀 늦게 도착을 하였습니다.

원래 2시에 도착을 해서 선물짐을 부치고 해야 하는데 거의 4시가 다되어서 도착했습니다. 이유는 차 타는 게 힘들어 휴게소 마다 쉬어야 하는 까닭이었습니다. 한화콘도에 들어오니 취재진이 난리입니다.

이번 상봉단 중에 저의 어머니가 최고령이기도 하고, 부모 자식이 만나는 남측 부모중 유일한 경우라는 겁니다. 기자단 중에 저희 가족 전담 마크맨까지 있으니까요.

행사 내내 건강 하셔야 할텐데 그게 걱정입니다

 

10월29일

어제밤에 선물짐을 모두 챙겼습니다.

겨울용 파카, 스웨터, 목도리, 털쪼끼, 내의, 스타킹등등, 지구당 여성위원회에 나가니 회원들이 누님드리라고 양말, 내의등을 준비해 주었고 후배 종붕이 자기 회사의 화장품을, 조기 축구회 후배회원인 갑선이 역시 자기 회사의 양말과 털모자등 여러가지로 챙겨 왔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이번에 북한의 누님을 만나는 이번일을 준비하며 이산가족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우리 민족사의 일인가를 다시한번 절실히 느낍니다. 상봉이 정해지고 여러 행사를 다니면서 이 사실을 알리면 모두가 박수를 치며 환호합나다.

적극적 보수단체인 재향군인회에서도, 동네 주민이 모이는 산길걷기대회에서도, 교회 예배중에도,

진보적 토론모임인 노원포럼에서도, 가을 소풍 가는 노인정 회원들의 버스 안에서도, 대진고등학교 개교기념 행사장에서도....

모두가 하나 같습니다.

보수나, 진보나, 노인이나, 애들이나, 아줌마나 아저씨나 모두가 하나같이 기뻐하고 환영하고, 부럽다하고, 잘 다녀오라 하십니다.이것이 우리 민족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만 남북문제에 접근을 하면 문제가 없을텐데, 이번 열린 남북 적십자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가 또 결렬되었다는 소식은 저를 우울하게 합니다.총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2만 8232명중 우리 아버지처럼 이미 명을 달리한 분들이 4만 4940명에 이르고 6.25발발이 60년이 지...난 상황이라 상봉 신청자중 생존자 8만 8417몀중‎77%가 70대에 이르고 있어 이제 이산가족의 문제는 정말 얼마 시간이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또 무슨 이유로 상봉 정례화 회담이 결렬되는가!

남아나고 있는 쌀을 지워하는 문제가 뭐 그리 대수란 말인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문제그 왜 그리 어려운 문제란 말인가!.

가슴 설레이는 상봉을 위해 떠나는 날 아침, 반갑고 기쁘면서도 한편 우울해 지는 것은 이 문제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번 상봉을 바라보고 있을 수많은 또 다른 내가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은 과한 것이 아닐겝니다.

...

어째든 준비한 선물가방을 차에다 실고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시는 일산으로 떠나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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