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브리핑] "KBS가 올려야 할 것은 시청료가 아니라 땅바닥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다."

"KBS가 올려야 할 것은 시청료가 아니라 땅바닥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다."

 

제9차 최고위원-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4년 5월 9일 오전 9시
□ 장소 : 국회 대표회의실


어제는 어버이날이었다. 가슴에 카네이션 대신 꽃다운 나이에 차가운 바다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아이들의 영정을 가슴에 안고 그 부모들은 밤 10시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집단적으로 KBS를 항의방문하기 위해 상경했다. 그 KBS 앞의 상황은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어서 그 자리에 여러 의원들과 함께 있었다.

발단은 KBS 김시곤 보도국장의 발언 때문이었다. 유가족들의 모습은 분노 그 자체였으며 참으로 참담한 자리였다. 김 국장은 직원들과 회식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간부는 뉴스앵커 진행자에게 검은 옷을 입지 말라고도 지시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됐다. 그런데 해명이 가관이다.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져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것이고, 실종자가 많은 상황에서 상복으로 보일 수 있는 검은 옷을 입는 건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절망을 주는 일이라 그리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궤변이다. 회식 자리라고 해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참담한 발언으로 어떻게 국가 재난 주관 방송사 보도국장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유족들이 KBS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이일 때문만은 아니다. 사고 초기 KBS 보도 태도는 마치 금방이라도 모든 실종자가 구조가 될 듯이 과장되고 왜곡된 보도를 함으로써, 초기 대응 실패의 한 요인이 됐고, 유가족들의 불신과 분노의 주된 원인이 된 점을 생각할 때 이 사건에 대한 KBS 보도 태도에 큰 문제가 있었던 건은 주지의 사실이다.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KBS가 어찌 국민의 공영방송이라 말할 수 있겠나. KBS는 유가족들의 이 분노를 달랠 수 있도록 유가족들의 가슴 맺힌 요구인 책임자의 해임과 사장의 사과에 즉각 응답하기 바란다.

정부와 더불어 참사의 현장에서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KBS는 이 와중에도 시청료 인상에 목을 매고 있다니 정말 제정신인가. KBS가 올려야 할 것은 시청료가 아니라 땅바닥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다.

청와대에도 한마디 하겠다.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9일 오전 3시 50분부터 지금까지 청운 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한 뒤 길을 막는 경찰과 밤새 대치하고 있다. 아이를 가슴에 묻고 절규하는 부모들의 발걸음을 막고 그들의 피맺힌 요구조차 외면하는 청와대는 도대체 왜 존재하는 것인가. 대통령은 저 멀리 팽목항의 실종자 가족을 위로차 찾았다는데 그것이 겉모습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어찌 청 와대를 찾은 사망자 가족들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가.

이들의 처절한 요구에 청와대는 즉각 응답해야 한다. 또한 새누리당은 시기도 정하지 않고 사태의 완전 수습이후 국정조사라는 기만적 태도를 버리고, 5월 국회를 세월호 국회로 갈수 있도록 즉각 협상에 임해 주시기 바란다.

 

댓글

Designed by CMSFactory, Modified by Wonwoo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