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4.19)_ 우원식, “진보정당 위기, 민주당에게는 기회”

“진보정당 위기, 민주당에게는 기회”

“당직자-지방의원-대의원 모두 거치며 바닥에서부터 정치했다”

 

 

 

대선결과에 충격 받고 지도부 경선 나설 결심했다

 ▶ 최고위원 경선 후보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정치 입문한지 오래 되었는데 당 지도부에 처음 도전했다. 늦은 감이 있는데 소회를 밝히자면

- 며칠 전 방송에서 후보자 토론을 하는데 신경민 의원이 마침 안 나왔다. 신의원이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것은 확실하게 알고 있었는데, 사회자가 우원식 의원이 나이가 가장 많다고 지적했고 그때 내가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에 들어온 지 꽤 오래 되었다. 87년 6월 항쟁 이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를 재야에 있으면서 밀었다.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떨어진 이후 이 분을 구해야겠다 생각하고 평민당에 입당 했으니까 햇수로 26년이 되었다. 처음은 정치를 하겠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고 당시는 거창하게 이야기하면 민족민주운동의 정치세력화라 했는데, 김대중을 구하고 야당을 좀 제대로 일하는 당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당 개혁의 깃발을 들고 평민당에서 당직자로 활동을 했다.

지금도 정치를 목표라기보다는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수단을 통해 고통 받는 국민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이런 것을 늘 고민했다. 때문에 당 지도부로 나가는 것보다는 현장을 찾아다니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4대강이 문제가 되면 그 발원지부터 하류까지 걸어갔다. 또 동네에서는 여러 가지 실험적인 풀뿌리 정치를 했다.

환경을 사랑하는 중랑천 사람들, 일촌공동체, 강남북 균형발전 주민대책 위원회, 노원 놀이마당 사랑회 이렇게 풀뿌리에서 시민운동 형태로 활동을 쭉 해왔고 상당한 보람을 느꼈다. 정치 개혁 방향도 정치적 공방이나 이런 것이 아니라 국민들 삶에 부합하는 정치 모형을 만들고자 해 왔다. 지역에서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중앙정치 무대에서는 ‘저 친구는 신뢰를 할 만하다’는 평가를 얻은 것 같다. 지도부에 나서야 하겠다고 생각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대선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만큼은 당 지도부에 나가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 이번 대선에서 여러 가지 패인을 지적할 수 있지만 나는 우리당이 평민당 이후로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란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월 소득 200만원 이하의 서민층에서 많이 졌다. 이런 선거 결과를 보고 당이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지도부 경선에 나서게 되었다.

 

대선패배 원인, 권력 다툼 하느라 원래 우리 친구였던 서민의 삶 외면한 데 있어

 ▶ 민주당 혁신의 핵심을 현장성 회복, 우의원의 캐치프라이즈도 ‘현장에 답이 있다’인데, 이 현장주의를 다시 한번 짧게 설명해 주신다면

- 대선패배의 원인을 살펴보다 보니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우리가 서민들에게 패한 것이다. 월 소득 200만 원 이하의 서민층에서 지난 선거에 비해 많이 졌고, 50대에서 졌다. 과거 10년 전 노무현 때에는 40대에 이겼는데, 지금 10년이 지나서는 50대에는 졌다. 그 50대가 바로 우리들 세대이다. 평생직장이 없어졌고, 아이들은 다 자라서 결혼하고 취직해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된다. 앞으로 20년, 30년 더 살아야 하는데 모아둔 돈이나 여유는 없고, 인생이 불안한 것이 지금의 50대이다. 200만 원 이하의 서민들과 50대가 거의 중첩되어 있다. 여기서 이길 수 있었는데, 패한 이유를 잘 봐야 한다.

과거 권력을 가지고 있을 때 권력 다툼 하느라 원래 우리의 친구였던 그들의 삶을 살펴보지 않은 것에 큰 원인이 있다고 본다. 구호로는 서민을 이야기하고 정책을 냈지만, 실제 행태로서는 언젠가부터 서민들의 삶의 문제에 민주당은 없었고 진보 정당이 가 있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 ‘저들은 말만 한다. 고통스럽게 걱정하는 문제에 대해서 함께하지 않고,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진지하게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사람들보다는 안정적으로 말하는 박근혜가 더 나은 것 아니냐, 원칙이 있어 보이고, 자기 한 것에 대해서 책임을 지려고 하고, 이런 것 아닌가, 말을 자꾸 바꾸면서 곁으로 오지 않는 민주당보다는 거기가 낫다. 이렇게 생각을 바꾼 것이라 본다. 이것은 우리가 그분들의 삶의 현장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본다. 처음 당에 들어와서 3년 동안 민권국 부국장을 했다. 그때는 1년에 8개월쯤은 바깥에 나가 살았다. 그때는 민권국 뿐만 아니라 노동국도 있고 대외협력국도 있었고 많은 당직자가 있었는데 어려운 현장을 찾아다녔다. 그 결과를 가지고 88∼89인권백서라는 책을 냈고, 그 책을 받아본 DJ가 ‘정치는 이렇게 하는거야 이렇게 어려운 사람 곁에 가서 그 사람들 사정을 보고 거기서 보고서를 만들어서 그거 가지고 국회의원 움직이고 이게 바로 정치의 본 모습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던 그 말씀이 귀에 생생하다.

새정치가 어디 뾰족한 수가 있겠나? 영어에 왕도가 없듯이 정치에도 왕도가 없다. 고통 받는 국민들 곁에 가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새정치고 정치의 본 모습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대선 패배의 세대별, 계층별 결과를 살펴볼 때 현장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찬  |  jc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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