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0819] “땀범벅에 물 동냥하다 쫓겨나기도…우린 사람 아닌가요”


“제가 일하는 화물청사는 아침부터 한증막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덥습니다. 작업복 긴바지를 무릎까지 걷고 일해도 금방 온몸이 땀으로 젖어 흐르는 게 눈물인지 콧물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시원하게 목이라도 한 번 축이려면 옆에 사무실을 다니며 물 동냥을 해야 되는데 어떨 때는 쫓겨날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이 아닌가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19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한구석에 자리 잡은 휴게실에는 50여명의 노동자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찼다. 이들은 서로의 푸념을 듣다 복받쳐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동안 겪은 부당함을 토로했다.


이날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었다. 우원식 위원장을 비롯해 윤후덕·강병원·남인순·권미혁·정춘숙 등 의원 6명은 지난 12일 경향신문 보도 이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김포공항 청소노동자의 하소연을 직접 듣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건물 유리창 청소를 맡은 한 남성 노동자는 “용역업체 간부한테 일을 제대로 못한다고 ‘유치원생보다 못하다’는 말을 듣고, 휴지를 안 줍는다고 혼나기도 했다”며 “나이 60이 넘어 이렇게 인간 대접도 못 받으면서 일해야 하나 자괴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옆자리 노동자는 “우리가 이렇게 들고일어난 건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 아니고 그동안 무시당하고 억압받은 게 쌓이고 쌓여 폭발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3월 노조를 결성한 뒤 원청인 한국공항공사를 상대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26일까지 공사가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공사 출신 낙하산들이 용역업체 간부로 와서 전횡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공사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달라는 것이다. 현재 최저임금 수준인 기본급을 정부 지침대로 시중 노임단가에 맞춰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이하 보도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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