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1008] 우원식 "5년간 흘린 눈물 닦기엔 3개월 너무 짧다"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는 가습기살균제 희생자 고 김명천·김연숙씨의 추모제가 열렸다.

국회 가습기 특위의 위원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추모공간을 찾아 영정 앞에 헌화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국회로 돌아오면서 그는 위원장으로서 만난 수많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가족 가운데 임성준군(13)을 떠올렸다.

가습기살균제로 만성폐질환을 앓게 된 임군은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특위의 현장조사, 청문회 등에 참석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소년이다.


우 의원은 뉴스1과 한 인터뷰에서 "쾌활하고 밝기만 하던 성준이가 옥시 본사 사장에게 화상통화로 사과받으면서 눈물을 흘리더라"며 "어린 놈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마음에 맺힌 게 많았으면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 의원은 "죽은 피해자 모두 안타깝지만, 앞으로 고통을 짊어지고 가야 할 어린애가…"라며 말끝을 흐렸다.

우 의원도 가습기 특위 활동 기간 마지막 청문회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면담 자리 등 종종 눈물을 비췄다. 그는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 분명한 잘못에도 사과하지 않는 정부관료, 이런 상황을 보며 안달복달하는 피해자를 보면서 느낀 분노와 미안함"이라고 말했다.

당 '을지로(乙을 지키는 길)위원회' 위원장인 그는 지난 7월에는 국회 가습기 특위의 위원장도 맡았다.

1994년 유공(현 SK케미칼)이 가습기살균제를 최초로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한 지 22년만에,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지 5년만에 구성된 특위의 위원장이었다.

우 의원은 지난 특위 활동 소회를 묻는 말에 "굉장히 알찬 국정조사였다"며 "청문회로 실체적 진실에 상당히 접근했고 청문회 때 나온 증거자료로 옥시의 회장에게 사과도 받았다"고 말했다.

가습기 특위는 지난달 23일 가습기살균제 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낸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라케시 카푸어 CEO(최고경영자)는 이들과 피해자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우 의원은 "카푸어 회장을 만난 피해자 가족 7명은 옥시의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자기들의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어떤 고통을 받아왔는지 얘기했고 이들의 분노, 증오, 절망,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카푸어 회장이 미안해하는 것은 분명해 보였지만 피해자 구제와 관련해 레킷벤키저가 어떻게 임하냐에 따라 그 마음이 진심인지 아닌지 알 것 같다"고 밝혔다.


특위 활동 중 가장 큰 성과로도 옥시의 공식사과를 꼽은 그는 가장 아쉬운 점으로 특위의 활동이 연장되지 않은 점을 말했다.

지난 7월7일부터 90일간 숨가쁘게 달려왔던 가습기 특위는 지난 4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특위의 3가지 목표 중 '진상규명'에는 진전이 있었지만 '피해구제'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한 연장 문제를 놓고 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여당은 유관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에 소위를 두자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특위의 연장과 재구성을 주장하고 있다.

우 의원은 "재발방지대책과 관련해서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등 다양한 부처가 얽혀있어 무작정 환노위로 보낼 사안이 아니다"라며 "특히 피해구제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실제 특위와 가해기업은 지난달 28일 환경부 관계자, 기업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책임자들과 함께 '기금조성 협의체' 첫 회의를 열고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우 의원은 피해자들이 5년간 흘린 눈물을 닦아주기에는 3개월이 너무 짧다고 했다. 또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2011년 11월부터 시작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접수에서 지난 8월까지 총 4486명이 신청한 가운데 그중 사망자는 916명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이 파악한 사망자는 이날까지 976명이다.


이하 보도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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