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원내대표, 제176차 최고위원회의 참석

추미애 대표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저도 한 마디 보태겠다. 박종철 열사의 제31주기 추모식이 어제 있었다. 고문과 폭력에 의한 22살 청년의 죽음은 독재정권의 야만성과 잔악성을 드러내고, 우리사회의 양심을 일깨웠다.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은 6월 항쟁은 물론, 민주적 헌법을 쟁취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지난주 원내대표단도 단체 관람을 했지만, 최근 영화 ‘1987’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 정의를 향해 뿌려진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용기이다. 특히 여전히 남아 있는 숙제인 민주주의의 실질적 완성과 진전을 위해, 보다 과감한 변화와 개혁에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수많은 ‘박종철과 이한열들’이 꿈꾼 국민이 주인인 새 세상을 여는 길이자, 살아남은 우리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책무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는 촛불혁명으로 국민주권시대를 개막시킨 국민의 요구이자 명령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어제 청와대가 발표한 ‘3대 권력기관 개혁방안’은 그 방향과 목표가 대단히 바람직하다 생각한다. 군사독재정권은 물론,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 하에서 자행된 일부 권력기관의 일탈과 범죄적 행위들은 민주주의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특히 이러한 일들이 가능했던 배경은, 이들에 대한 민주적 통제장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개혁안의 핵심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적 대원칙 하에, 각 기관의 작동방식을 민주화하여, 권력남용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반을 단단히 하는 첫 걸음이자, 그간 국민 위에 군림해 왔던 권력기관들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검찰과 경찰, 국정원은 이번 개혁안을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뼈를 깎는 성찰과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 국회도 이 같은 개혁의 물결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검찰을 정의롭게 하고, 경찰을 인권의 지팡이로 삼으며, 국정원을 안보의 파수꾼으로 재탄생하게 만드는 개혁은 여야를 떠나 국회에 주어진 책무이다. 마침 지난주 사개특위도 1차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 활동에 들어갔는데,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번 개혁의 본질은 국가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야당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과정에 충분히 협의하여 야당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말씀도 함께 드린다.

국회일정과 관련해 한 말씀 더 드리겠다. 지난주 구성이 완료된 국회 개헌-정개특위가 오늘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개헌시기와 내용, 정치제도 개혁 등 여러 사안에 있어 분명 이견이 있지만, 원칙과 순리에 따르면 얼마든지 조속한 타결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활동했던 기존 개헌특위와 정개특위에서 충분한 논의와 토론이 있었던 만큼, 크게 시간을 끌 필요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개헌-정개특위가, 단지 개헌저지용 시간끌기나 정치개혁 발목잡기용 방패막이로 악용되는 일이 없도록 야당의 협조를 거듭 당부 드린다. 당리당략을 떠나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우리 국회가 민의의 전당으로서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여야가 함께 노력하자는 말씀을 드린다.

모처럼만에 부는 남북 간 훈풍에 힘을 보태고자 말씀 드리겠다. 오늘 열릴 북한 예술단 파견과 관련한 실무회담은 지난 남북고위급 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첫발을 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늘 논의가 남북합동공연 등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어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과 함께 문화올림픽으로 이어져 남북 간 진정한 화합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오늘 논의를 시작으로 우리 정부가 제안한 차관급 실무회담도 조속히 개최되어,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파견 등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전반적인 합의가 이뤄지길 원한다.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일부 야당의 마타도어식 주장으로 모처럼만에 불고 있는 남북 간 대화의 훈풍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다. 평창에서 피어오를 평화의 기운이 한반도 전체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 이것이 우리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다. 여당은 남북 간 논의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할 것이며, 향후 남북고위급회담 합의사항의 온전한 이행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제가 정치를 하며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이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 원내표단, 정책위의장단 등 원내지도부는 지난주 예고했던 대로 대한상공회의소를 시작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경청을 시작할 것이다. 다시 강조 드리지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기 위해 산적한 민생현안을 풀고자 지혜를 모으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향후 각 경제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해가며 차분하게 사회적 갈등을 줄여나가면서 민생문제를 풀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오늘이 그 첫걸음이다. 2월 국회가 시작하기 전 각 경제주체들의 고충을 듣고 이를 바탕으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국회가 앞장 설 것이다. 마침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 또한 회복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만큼, 오늘부터 시작하는 만남이 사회적대타협의 마중물이 되고 제도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어제 오후 5시 서울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여야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우원식), 국민의당(김동철), 바른정당(오신환), 정의당(노회찬))와 임종석 비서실장이 UAE와 관련 회동이 있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UAE 관련 오해에 따른 정쟁적 상황을 종식시키기 위해 설명 가능한 범위 내에서 성실한 설명을 하였고, 참석한 각 당 원내대표들은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 시 언급한 내용들이 현 상황의 기본줄기임과 이해할 수 있는 정도임을 확인했다. 국익과 관련된 민감성을 감안함과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므로 지켜보기로 했고, 필요한 경우 추가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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