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원내대표, 제190차 최고위원회의 참석


추미애 대표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오늘은 민족의 큰 명절인 대보름이다. 오늘은 쟁반같이 둥근 달님을 보면서 더위도 팔고, 한 해의 액을 막기 위해서 부럼도 깨고, 오곡밥을 먹으며 다리도 밟고, 쥐불과 달집을 태우면서 한해의 소원을 비는 날이다. 저도 소원을 빌겠다. 국민 모두 살림 걱정이 없고 평등, 평화, 통일, 정의로운 나라를 기원한다. 국민 모두 새해 큰 복 받으시기를 기원한다.

우리 겨레가 일제의 잔악한 식민통치에 맞서서 자주와 독립의 의지를 세계만방에 선포한 3.1운동이 어제 99주년을 맞이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일제의 모진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항거했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께 다시 한 번 깊이 머리 숙여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남녀노소, 종교, 지역을 넘어 이 땅을 독립만세 함성과 태극기로 휘덮었던 3.1운동은 대한민국의 출발점이자 건국의 주춧돌이었다. 평범한 국민의 힘으로 불의와 부정에 항거하고, 새로운 세상을 이룩하고자 했던 3.1운동의 정신은 늘 생생하게 우리 역사 속에 살아있다. 특히 지난해 겨울 1,700만 촛불들이 광장에서 그렸던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 국민이 주인인 새로운 대한민국은 99년 전 우리 선조들이 세우고자 했던 바로 그 나라의 모습이다.

이제 내년이면 대한민국은 건국 10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민생이 더욱 튼튼히 뿌리내리며, 평화와 통일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오르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향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길잡이 삼아 묵묵히 전진해 나가겠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관련 억지 주장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천명하였다. 독도와 위안부 문제는 일본의 반성 없는 역사 인식의 현주소이다. 진실과 정의는 눈을 감는다고 외면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일본 정부는 깨닫고, 과거사에 대한 진솔한 참회와 함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있어야만 양국의 발전적 미래가 가능하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한다.


지난 금요일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렸다. 평화올림픽을 가로 막기 위한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으로 난항을 겪었지만, 인내하고 설득하면서 65건의 소중한 민생, 개혁 법안 처리 성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광주민주화 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숙원 법안이었던 5.18특별법. 국민의 삶을 든든하게 책임질 아동수당법, 기초연금법, 장애인연금법. 정의롭고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뒷받침할 가맹사업법, 대리점거래법, 중소기업상생협력법.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새만금특별법 등 알토란같은 법안들이 처리되어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무엇보다 주당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이 통과된 것은 저녁과 휴식이 있는 노동존중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중대한 이정표라 할 수 있다. 변화와 개혁을 염원한 국민들의 큰 지지와 성원이 만든 값진 성과라 생각한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일부 중요 법안들의 경우 자유한국당의 비타협적 태도로 인해 결국 처리되지 못했다. 특히 물관리 일원화 관련법 처리가 무산된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 지난해 연말 여야 원내대표 사이에 합의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끝내 지키지 않았다. 이뿐이 아니다. 비리사학의 먹튀 방지를 위해 여야합의로 교문위를 통과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또 다시 법사위 문턱에서 좌절되었다. 여야 당 차원의 합의는 물론 비리사학에 대한 단죄를 요구하는 목소리마저 외면하는 법사위의 슈퍼갑질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하는 적폐다.

또 다른 문제는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몽니로 공직선거법 본회의 처리가 결국 무산되었다는 점이다.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원내지도부 합의조차 어그러뜨린 일부 자유한국당의 모습은 무책임, 그 자체였다. 긴급하게 지난 본회의 직후 오는 5일 본회의를 다시 소집해 처리하기로 한 만큼 반드시 통과시켜 후보자들과 국민께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


이제 남은 중요한 숙제인 개헌에 박차를 가하겠다. 누차 강조했던 대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위해서는 더 이상 개헌안 협상을 뒤로 미룰 수 없다. 특히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1월 “자유한국당의 독자적 개헌안을 2월 안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여전히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많은 국민들은 자유한국당이 개헌에도 색깔론 덧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개헌 무산을 당론으로 정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가지고 있다. 분명하게 밝히지만, 자유한국당의 무책임한 지연전술은 30년 만에 찾아온 개헌을 걷어차는 일이며, 두고두고 역사의 과오로 남게 될 것이다. 이 점을 명심하고, 개헌안 논의에 속도를 내자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


3월이 시작되었지만, 일부 묵은 과제가 남겨져 있는 만큼 여야 모두 생산적인 국회 운영을 위해 보다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2월 임시국회에서도 주요 법안들마다 자유한국당의 반대와 발목잡기로 민생과제 해결이 지체되는 현상이 반복되었는데, 이는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정치의 의무를 저버리는 행태다. 다시는 이처럼 무책임한 처사가 나타나지 않도록 자유한국당의 맹성을 촉구한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 정치란, 국회란 힘이 약한 사람들에게 가장 강한 무기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민생과제 해결을 제1의 책무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말씀 드린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관련 상임위를 수시로 개최하여 시급한 현안들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챙기겠다. 민생과 개혁을 위한 여정에 야당 역시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포스트 평창’ 이후의 한반도 긴장해소를 위한 우리 정부의 구체적, 단계적 계획도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전화 통화를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특사 파견 계획을 전달하고 이해를 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대북특사 결과를 알려달라며 남북 접촉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비핵화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양국 간 물 샐 틈 없는 공조 속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점점 고조되는 남북 간, 북미 간 대화 가능성에 대해 우리 정부가 차질 없이 준비하고, 우리 정부 주도의 한반도 구상이 현실화하도록 여당도 만반의 준비를 다해 나가겠다.


‘전자파 노출로 인한 직업병이 인정된다’는 국내 첫 결정이 내려졌다. 과도한 전자파에 노출된 고압선 정비 노동자의 백혈병을 산재로 인정한 것으로 전자파와 백혈병 간에 의학적 연관성이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업무 환경 등을 고려한 ‘상당인과관계’를 적용한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를 위해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다. 그간 법원은 환경적 요인에 의한 직업병 인정에 인색했고, 열악한 환경에서 직업병을 얻은 노동자들은 병으로 인한 고통에 더해서 이를 의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을 해야 하는 2차적 고통까지 겪어야 했다. 이번 결정으로 향후 다른 직업병과 관련해서도 산재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산업, 노동현장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도 기대된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삼성 반도체 산재’에 대한 삼성의 성의 있는 자세도 촉구한다. 지난 해, 삼성 반도체 노동자에 대한 백혈병, 뇌종양, 다발성경화증 등을 산재로 인정하는 잇단 법원 결정이 나왔지만, 삼성의 태도는 달라진 것이 없다. 삼성은 지난 10년 간 ‘산재를 산재라 부르지 못해’ 더욱 고통 받았을 노동자들의 눈물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삼성 작업장의 산재를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와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달에 삼성 옴부즈만위원회가 첫 보고서로 ‘반도체 생산라인 종합 진단 결과’를 발표하는 만큼 형식적인 현장조사 이상의 삼성의 전향적인 태도변화까지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부여당은 산재 노동자 입증책임 완화 법안 추진, 산재 예방과 보상 강화 등에 강력한 의지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산업재해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을’을 위한 실효적인 정책과 제도 마련에 힘쓰겠다.

댓글

Designed by CMSFactory, Modified by Wonwoo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