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브리핑] “여기 사람이 있다!”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 즉각 중단하라!_ 4월 7일,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 규탄대회 성명서

여기 사람이 있다!”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 즉각 중단하라!

 

 

경상남도의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에 반대한다. 3년 연속 보건복지부 지정 우수응급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은 집권여당의 대표까지 지낸 새로운 단체장이 온 뒤 느닷없이 고질적인 만성적자로 지자체에 부담을 안긴 원흉이 되었다. 공공의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던 의료종사자들의 노력은 강성노조의 밥그릇 지키기로 전락했다. 이 모든 거짓이 단체장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시작되었다. 또한 공공의료체계 강화를 내걸었던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침묵은 사태를 더욱 키우고 있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통해 만성적자를 해소하고 도의 부채를 줄이겠다고 말하고 있다. 경남도가 매년 진주의료원에 지원하는 금액은 12억 안팎이다. 반면 경남도의 1년 예산은 6조가 넘는다. 고작 12억을 아낀다고 경남도 부채가 줄어든다는 거짓말을 누가 믿겠는가? 심지어 진료권 침해 논란이 생기니 대신 50억 원을 공공의료서비스 개선비용으로 내놓겠다고 했다. 12억 아낀다고 폐업 운운하더니 50억을 내놓겠다는 것은 의료원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는 의도 말고는 아무 의미도 없다.

 

만성적자, 도의 부채 증가의 원흉이라는 논리가 먹히지 않고 오히려 환자의 건강권, 진료권 침해라고 궁지에 몰리니 다음에는 홍준표 도지사가 직접 나서 강성노조 운운하기 시작했다. 수익을 내도 노조 탓에 모두 인건비로 빠져 나가 의료원 운영이 안 된다는 것이다. 어떤 강성노조가 6년 간 임금을 동결하며 8개월 간 임금체불을 견뎌내는가?

 

도지사가 지역 공공의료의 마지막 버팀목이 되고 있는 의료원을 어떻게 해서라도 폐업시키기 위해서 벌이는 이 대국민 사기극의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경남도는 경상남도 제2청사로 진주의료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실토한 바 있다. 결국돈 안 되는진주의료원을 없애고 표가 되는2청사로 맞바꾸겠다는 의도다. 사실이라면 공공의료를 팔아 표를 사겠다는 실로 경악할 만한 발상이다.

 

단체장의 눈에는 진주의료원과 맞바꿀 표만 보이는지 모르지만 진주의료원에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국가와 지자체가 돌봐주지 않으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어려운 분들이다. 민간병원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거부한 환자들, 저렴하고 양질의 의료를 진주의료원 외에는 받을 수 없는 환자들이다. 남아 있는 43명의 환자, 또 그 가족들에게 진주의료원은 마지막 병원과도 같다. 진주의료원 103년 역사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헌신적으로 도민과 함께 한 역사인 것이다. 홍준표 지사는 어떤 비난과 비판에도 기차는 달린다며 폭주를 멈추지 않겠다고 한다. 홍준표 지사가 모는 기차는 더 이상 가난한 자, 약한 자가 기다리는 역은 서지 않겠다고 만천하에 선언한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 시도를 필두로 전국의 공공의료원에 대해 부실운영, 만성적자를 핑계로 폐업 압박이 커질 것이다. 현행 의료법 상 경남도의 폐업 시도를 막을 수 있는 보건복지부는 손을 놓고 있고, 청와대의 침묵은 그 불안을 더욱 부추길 것이다. 결국 진주의료원 폐업 시도는 OECD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치는 대한민국의 공공의료체계를 밑동부터 잘라내려는 매우 위험한 시도다.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활동은 이미 진주의료원만의 싸움이 아니다. 싸움은 이제부터다. 진주의료원 43명 환자의 진료권과 생명권을 지키고 의료종사자의 노동권을 보호하는 문제를 포함해 대한민국의 공공의료체계를 지키느냐, 지키지 못 하느냐의 의로운 싸움이다.

 

진주의료원 환자와 가족, 의료종사자들의 희망을 건 농성에 화답하듯 많은 국민들이 이곳 진주의료원에 눈과 귀를 모으고 있다. 생명버스를 타고 뜻 있는 시민들이 진주의료원을 지키기 위해서 모였다. 민주당,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등 야당도 힘을 모으고 있다. 이곳 경남도의회의 민주당 김경숙, 통합진보당 석영철, 진보신당 여영국 도의원 세 분은 단식 농성을 하며 현장에서 싸우고 있다. 민주당 김용익 의원은 절박한 심정으로 단식을 시작했다.

 

더불어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찾기 위해서는 국민의 삶이 고통 받는 현장으로 가야 한다. 바로 지금 그곳이 진주의료원이다. 민주당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환자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공공의료체계를 뒤흔들려는 시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 앞으로 민주당의 진로가 바로 이곳, 진주의료원에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는 말씀드린다.

 

끝으로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보건복지부, 청와대, 새누리당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경남도는 52일까지 예고된 강제 휴업 조치를 즉각 중단하고, 폐업 방침을 철회하라.

 

하나,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금이라도 진주의료원 노사, 경남도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의 장을 만들고 진주의료원 경영개선방안 및 경영진단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계획을 위한 논의를 즉각 시작할 것을 요구한다.

 

하나,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제59조이 정한 바에 따라 즉시 경남도에 휴, 폐업 철회명령을 내리고, 공공의료체계 확충을 위한 지원계획과 지방의료원 발전방안을 적극 마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

 

하나, 민주당은 진주의료원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지역거점공공병원의 개폐업시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법을 이미 발의한 바 있다. 새누리당은 4월 국회 시작과 동시에 이 법안 처리할 수 있도록 즉시 협조하길 바란다.

 

201347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 일동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우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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