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브리핑] "세월호 구조·수색 관련 전문가회의는 무능한 정부의 한가한 회의"

"세월호 구조·수색 관련 전문가회의는 무능한 정부의 한가한 회의"

 

제3차 고위정책 및 여객선침몰사고 대책위 연석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4년 5월 1일 오전 9시
□ 장소 : 국회 원내대표실

 

사고발생 16일차다. 하루하루가 급한데 이제는 날짜 세는 것도 무감각해지고 있다. 구조 활동이 마냥 지연되고 있다. 5월 15일까지를 1차 구조기간으로 잡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한가하게 하냐는 실종자 가족들의 외침이 들리지도 않는가. 하염없는 기다림으로 고통 받을 90여명의 실종자 가족과 국민들의 시름만 깊어갈 것이다. 왜 이렇게 늦어지기만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기상, 조류와 같은 외부환경 탓을 하는 해경과 구조당국의 이야기를 이제 믿어 줄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 더딘 구조의 원인이 해경의 초기대응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해경구조 매뉴얼도 철저히 무시했다.


이것이 해양경찰청에서 내놓은 해상구조 매뉴얼이다. 이 매뉴얼에 따르면 “해수온도 20도 미만일 경우에는 사고발생 후 3일 이내 집중수색을 실시하고, 그 이후에는 경비병행으로 전환한다”고 되어있다. “해상 수색구조의 성패는 신속한 계획과 실행에 달려있다”고도 했다. 해경이 그렇게 했나. 아니다. 3일 지나고 나서야 선체수색을 시작했다.


“전복 시 신속한 공기주입은 전복선박 내부의 생존자 생명을 유지시키고 침몰을 방지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고 매뉴얼에 나와 있다. 해경은 공기주입 제대로 한 적 있나. 없다. 매뉴얼에 구조장비로 사용하라고 한 그물, 로프, 줄사다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또한 “반드시 전복사고 시에는 내부 생존자들이 느낄 공포를 고려해서 규칙적으로 선체를 두드려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그러나 해경이 생명 연장을 위한 그런 방법을 사용했다는 소식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 그럼에도 구조할 인원도, 장비도 없다고 도리어 화를 내는 해경의 적반하장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


구조 초기 해경이 선장과 선원을 구출하고 있을 때, 승객을 구조한 것은 어업지도선과 인근 어선들이었다. 같은 곳에서 승객을 구조한 해경 단정은 고작 한 척 뿐이었다. 급기야 해경은 유착 의혹이 있는 민간 구조업체 언딘을 투입하기 위해 해군잠수부 투입까지 막았다고 한다.


해경 매뉴얼은 물살이 거세거나 민간업체가 없으면 안 지켜도 되는 매뉴얼인가. 구조를 위해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야하는 수칙을 철저히 저버렸다. 해경은 완벽히 실패했다. 존재이유를 스스로 부정했다.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당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앞으로 진실을 철저히 도려내 뼛속 깊이 새로운 해경으로 다시 거듭나도록 하겠다.


어제 정홍원 총리 주재로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서 민관군 해외전문가가 참여하는 회의가 개최되었다고 한다. 세 시간에 걸친 회의의 결론은 우리를 참으로 어안이 벙벙하게 한다. 이것이 회의 후 보도자료이다.


여기에 보니, 이제야 민간 잠수부 활용과 핫라인을 해경과 개설하는 것을 채택했고, 연구과제로는 잠수시간을 늘리기 위한 다이빙벨 활용, 탁한 선실내부를 파악하기 위한 소나 활용 방안 등을 정했고, 강한 조명등 사용방안 등을 토의 사항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 정부가 얼마나 무능한 정부인지, 준비가 안 된 정부인지를 보여주는 참으로 한가한 회의다.


지금 이러한 한가한 회의할 때가 아니다. 하루빨리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 최강의 구조력을 갖춰서 구조 수색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길이 지금까지의 잘못을 조금이라도 만회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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