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 자료를 인용한 ‘일자리 문제’ 보도 내용의 오해와 진실





최근 통계청 자료를 인용한 ‘일자리 문제’ 보도 내용의 오해와 진실
‘쉬는 남자 100만’ 속에 감춰진 ‘쉴 수밖에 없는 여성 660만’,
‘괜찮은 일자리 여성 돌풍’은 ‘34.9%에서 36.4%로 1.5% 포인트 증가’
‘정말 괜찮은 일자리’는 작년에 남성의 8%에 불과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7년 초부터 작년에 새로 생긴 일자리가 29만9천 개에 불과하다는 기사나, 올해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30만 개가 되기 어렵다는 기사는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줄 뿐, 어떤 다른 해석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1월14일에 나온 ‘그냥 쉬는 남자 100만 명이 넘어섰다’는 기사와 1월22일의 ‘괜찮은 일자리 여성 돌풍’과 같은 기사는 단순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는 차원을 넘어 고용시장 실상을 왜곡할 우려가 있는 내용이다. ‘쉬는 남자 100만인데 괜찮은 일자리는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는 오해가 바로 그것이다.

먼저 ‘쉬는 남자 100만’은 일단, 그것 자체만으로는 사실을 근거로 하고 있다. 구직단념자가 2006년에 남자는 103만 명이고 여자는 24만5천 명이라는 사실은 통계로 나와 있다. 그런데 여기서 ‘쉬는 남자’의 기준이 구직단념자라는데 문제가 있다. 구직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으나, 노동시장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자 중 지난 1년 내 구직경험이 있었던 사람’이다. 여기서 ‘1년 내 구직경험’라는 기준을 바꾼다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쉬는’이 아니라 ‘육아와 가사로 쉴 수밖에 없는’으로 기준을 바꾼다면 여기에 해당되는 여성은 662만2천 명이고, 남성은 15만1천 명이다.

‘육아와 가사’ 때문에 ‘1년 내에 구직경험이 없는 여성’은 ‘쉬는 여자’인가 아닌가. 육아와 가사로 일하고 싶어도 아예 ‘구직경험’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여성을 제외하고 쉬는 ‘남성 100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괜찮은 일자리 여성 돌풍’과 관련된 내용이다. 지난해 늘어난 취업자수에서 여성이 60%를 차지한다는 것은 통계로 나타난 사실이다. 또 지난해 늘어난 전문·기술·행정관리자 22만2천명 가운데 여성이 15만4천명으로 69.4%를 차지하는 것 역시 통계로 확인된 사실이다.

또 ‘의회의원·고위임직원·관리자’는 지난해 3천명이 줄었지만, 여성은 오히려 2천명이 늘어났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통계로 나타난 사실이다.

그런데 ‘괜찮은 일자리 여성 돌풍’을 제대로 지적하기 위해서는 ‘의회의원·고위임직원·관리자’가 모두 57만1천 명인데 그 가운데 남성이 52만4천 명, 여성은 4만7천 명이다. 즉, 남성은 52만7천 명에서 3천 명이 줄었고 여성은 4만5천 명에서 2천 명이 늘어서 여성의 비율이 8%가 조금 넘는 수준이 된 셈이다. 그래도 ‘괜찮은 일자리 여성 돌풍’이라 할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통계청 기준으로 괜찮은 일자리는 ‘전문·기술·행정관리자’로 분류된다. 이 분류기준에 포함되는 취업자는 모두 499만7천 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182만3천 명으로 36.4%를 차지한다. 이는 2005년 34.9%에서 1.5% 포인트, 취업자로는 15만4천 명이 증가했다.

이와 비교할 수 있는 다른 통계가 대졸이상의 경제활동인구다. 대졸이상 경제활동인구는 남성이 510만7천 명, 여성은 296만4천 명이다. 비경제활동인구에서 대졸이상 남성은 62만9천 명이고 여성은 163만8천 명이나 된다. 간단히 말해서 대졸이상 경제활동인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36.7%인데, 대졸이상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72.2%다.

대졸이상을 기준으로 할 때, 경제활동인구에서는 1/3이 조금 넘고, 비경제활동인구에서는 2/3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는 여성이 ‘괜찮은 일자리 돌풍’이라고 말하는 것은 노동시장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는 통계청이 실시한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근로형태별) 결과’에서 비정규직근로자가 2006년 8월 현재, 작년과 비교해서 ‘남자는 31천 명 감소한 2,705천 명이었고, 여자는 5천명 증가한 2,752천 명’이라고 해서 ‘비정규직 여성 대폭 증가’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다. ‘쉬는 남자 100만 이전부터 이미 쉬는 여자 600만을 돌파했고, 괜찮은 일자리 500만 개에 이제 겨우 여성이 1/3 수준을 조금 넘게 진출’해 있는 것이 실제 상황이다.
 

2007.1.30
우원식 (국회의원, 노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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