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에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건국대에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9월부터 건국대학교 생명환경과학대학원 겸임교수로 대학원생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환경정책특론’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하고 있는데 93년 노원에서 소각장 대책위원회 활동을 시작으로 지난 15~16년간의 환경운동의 경험과 지난 17대 국회의원 4년간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와 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장으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신나게(나만 그런가? 학생들도 그럴지는 모르겠음)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강의를 개설하고 강의개설의 최소 인원인 수강생 3명이 모여질까? 하는 조바심이 있었죠.

대학원생 전체가 30여명인데 강의과목은 8개 정도가 되니 한과목당 4~5명 정도이고, 초짜교수의 초짜강의에 3명이 모일까를 걱정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첫수업 가는 날, 수강신청자 3명!

“휴, 강의를 할 수 있겠구먼”

그나마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교실에 들어서는데 7명의 학생이 앉아 있는게 아닌가!

까닭을 물으니 수강신청 변경을 통해 5명의 학생이 더 수업에 참여하게 되어 총 8명의 학생이 저의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1명 결석)

저의 출강에 여러 도움을 주고 있는 김제현 교수에 의하면 최고 인기 교수라고 하는 군요.

후문은 국회의원 출신 교수의 강의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는 군요.

후후…….

첫 수업은 한 학기 동안 진행될 수업일정과 대략의 내용, 학생평가방법등을 설명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순으로 진행했죠.

총 16강 중에 8개 강의를 환경정책의 총론에 해당하는 환경문제원론, 환경외교, 기후변화협약, 환경운동,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나머지 8개 강의는 구체적인 환경정책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발제와 토론으로 진행하기로 정했습니다.

요즘은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오랜 환경운동과 입법과정에 참여하긴 했지만 그러한 경험을 학문적 입장에서 조명해 내는 게 간단한 게 아니더군요.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많은 경험을 꿰어 환경정책학으로 만들어내는 일...땀나는 일입니다.

목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 연속강의 인데요. 역시 정치인은 엉터리라는 소리도 들어서는 안되고, 또 실은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 많아 수업시간을 10분도 줄이지 않죠. 3시간 강의를 꽉 채워 학생들에게는 별 인기가 없을 겁니다. 아마…….

3시간 강의를 위해 3일쯤 공부를 하지요.

제가 대학을 오래 다녔지만 (21년 만에 졸업. 76년 입학, 97년 졸업) 오래 다녔다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건 아니죠.
아니 오히려 다른 일을 하느라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다는 말이지요.
고3때 대학입시를 위해 공부한 이래 가장 열심히 공부하는 기간인 것 같습니다.책도 감옥생활 할 때(81~83) 읽은 이래 가장 열심히 읽고 있지요.

요즘 비로써 재충전한다는 느낌도 들고 세상 살아오면서 소진되어 얇아졌던 몸도 마음도 살이 쪄 간다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그런데 참 조심스럽더군요.

주로 논쟁에 익숙해져있는 저로써는 저의 말 한마디, 저의 느낌 하나 하나를 받아 적는 스폰지 같은 학생들 앞에 서 있다는 것이 무한한 무게로 다가옵니다.

나의 지식과 나의 철학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고 배우는 나의 후진 앞에서 어찌 무거운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지난 주가 중간고사 기간이었으니까 이제 절반 조금 지났습니다.

어느덧 제 책상 앞에는 한번한번의 강의내용과 참고자료들이 두툼하게 정리되어가고 있습니다.

나머지 남아있는 강의를 잘 마치면 매주 강의안을 정리해서 교재 같은 형식의 책을 준비할까 하는 욕심도 내봅니다.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준 건국대에도 감사하고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이 참여해준 학생들에게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또 멋있는 수업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다짐도 다시 해봅니다


댓글

Designed by CMSFactory, Modified by Wonwoo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