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0928] 대기업 “구매” 믿고 중소기업 기술개발…성공해도 ‘나몰라라’ 4년간 111건


[한겨레] 우원식 의원 “중기 제품 구매 약속 내팽개친 대기업의 갑질”
삼성전기 등 “시장 변화로 구매 어려워”, “가격경쟁력 상실” 등 이유 들어


중소기업청이 대기업·공공기관 등의 구매를 조건으로 중소기업에 신제품 개발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막상 제품 개발에 성공해도 구매를 약정한 기업 일부는 “유사제품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상실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약속을 나몰라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8일 <한겨레>에 제공한 중기청의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 현황 자료를 보면, 2010~2013년 제품 개발에 성공한 중소기업의 제품 358건 가운데 구매를 약속했던 수요처가 약정을 어긴 사례는 111건에 달했다. 중기청은 중소기업의 안정적 판로 확보를 위해 대기업·공공기관 등 수요처가 미리 일정액만큼 구매 의사를 밝힌 제품에 대해 중소기업이 기술을 개발하면 정부가 개발비의 65% 이내에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구매가 ‘불발’된 제품 개발 지원에 투입된 중기청 예산은 313억원, 중소기업들이 투입한 개발비는 85억원가량이다. 

중소기업은 개발비 25~35%를 부담하고, 수요처는 구매를 약속하는 대신 설비를 지원하거나 개발비를 전혀 내지 않아도 된다. 중소기업 제품의 최종적 구매가 사업 성공 여부의 지표가 돼야 하지만 중기청은 구매를 약정한 수요처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사유 조사’만 할 뿐 별다른 책임을 묻지 않는다.

실제로 중기청의 자료를 보면, 삼성전기는 2011~2013년 휴대전화용 렌즈 등 12건의 중소기업 제품 구매를 약속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애초 제출됐던 사업계획서에 부합한 제품이 개발돼 ‘성공’한 과제로 평가받은 제품들이었지만 중기청 조사에서 삼성전기 쪽은 ‘현장검증 미실시로 인해 현장 적용에 어려움이 있음’, ‘관련제품 시장 변화로 개발제품의 구매에 애로사항이 있음’, ‘개발제품의 가격경쟁력 상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구매 약속을 할 때와 달라지 시장 상황 등에 대한 책임을 중소기업에 떠넘긴 것이나 다름없다. 해당 사업들에 투입된 정부 지원금은 35억여원에 이른다. 정부 부처인 국가안전처마저도 구매를 약속한 과제에 대해 “예산이 부족하다”며 외면하기도 했다.


이하 보도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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