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원내대표, 제62차 정책조정회의 참석

오늘부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이번 국정감사는 과거 정부의 민생파탄, 국기문란을 바로잡을 수 있는 국정감사인 만큼 소속 의원님들이 어느 때보다도 결연한 자세로 임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가는 토대를 마련하고, 북의 도발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민생제일 국감”, “안보우선 국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또한 국정감사에 임하는 자세 또한 여당으로서 품격과 품위에 맞게 진행할 수 있도록 의원님들께도 당부 드렸다. 김영란법이 시행 중인 만큼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법령에 저촉되는 편의 등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할 것과 올해 국정감사부터 '증인신청 실명제'가 도입된 만큼, 여야를 막론하고 증인에게 충분한 답변 기회와 망신주기식 질의가 되지 않도록 집권여당부터 솔선수범해 나가겠다.

이번 국정감사는 보수정권 9년의 총체적 국정실패를 되돌아보고, 민생과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한 국정농단의 실체를 국민들 앞에 드러내고 바로잡는 자리이다. 이것이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며, 국정감사 본연의 취지를 살리는 길이다. 그런데 낡고 부패한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출발점이 되어야할 국정감사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온갖 억지주장과 ‘아니면 말고’식 의혹제기에만 몰두하고 있어 유감이다. 국정감사를 혼탁한 정쟁의 장으로 몰아가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 자유한국당이 발족시킨 ‘정치보복대책특위’는 누가 봐도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자행된 각종 범죄의혹에 대한 정상적인 진상규명을 가로 막고, 국회 국정감사를 혼탁하게 만들 정치적 노림수를 드러낸 것이다. 무엇보다 국정원과 군의 불법 선거개입, 여론조작 공작, 문화예술인 탄압, 방송장악, 관변단체 자금지원 목적의 기업협박, 사자방 비리와 같은 중대한 사건들에 대한 진상규명 노력이 어떻게 정치보복이라는 것인가? 나라를 파탄 낸 이 같은 범죄들도 그냥 눈감아 주자는 자유한국당 논리대로라면 어떤 범죄도 처벌할 명분이 없어지게 된다. 앞으로 어떤 정권들도 이런 일을 해도 괜찮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 이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 주장인가?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 우리당이 말하고 있는 적폐청산은 특정 과거정권이나 특정인물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태, 그 원인이 된 국정농단과 헌법질서 문란행위가 발생한 이면에 자리 잡은 총체적인 국가시스템 붕괴가 과연 어디서 기인했는지를 엄중히 따져서 그 과정에서 드러난 불법행위는 바로 잡고, 국가 체계가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계기로 삼자는 것이다. 또한 촛불민심의 중심에는 힘 있고 빽 있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불공정, 불평등한 사회시스템에 대한 저항이 있었다. 이런 힘과 권력 중심의 비틀어진 관행과 제도가 우리 국민들의 삶을 가장 어렵게 한 적폐이고 이런 적폐를 도려내 바로 잡는 것이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아무쪼록 국민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기대하는지 살펴보시기 바란다.

어제 보도된 신군부의 조직적인 광주 민주화운동 은폐 조작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를 알려주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경찰 자체 조사에 의해 마침내 광주시민을 향한 집단발포를 정당화하기 위해 경찰 상황일지 등 각종 자료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1988년 광주 특위 청문회를 대비해 보안사령부 주도로 만든 ‘511 분석반’을 설치하고 발포명령자, 대량 살상무기 사용, 사망자수까지 감추고, 조작하기 위한 각종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이 자료를 1988년 국회 청문회, 1995년 검찰 조사, 2007년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 조사에 제출했다고 한다. 광주의 진실에 어디까지 왔는지 여전히 알 수 없고, 오직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만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전부일지 모른다는 두려움마저 들게 하고 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과정에서 과거를 잊자는 주장이 얼마나 위선적이고, 불순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됐다.

민주당은 이미 광주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출한 바 있다.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로 당 차원의 진상규명을 약속한 만큼 여야가 합심해 반드시 이번에는 발포명령자 등 광주의 진실을 밝히는 일을 완수하겠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씀하신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마음가짐을 다시 새기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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