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진영 내부를 향해 창을 들게 해서는 안 된다!!!


개혁진영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모적 논쟁에 대한 비판

개혁진영 내부를 향해 창을 들게 해서는 안 된다
열린우리당은 개혁정당이다. 한나라당은 우리당에게 좌파정당 혹은 반시장주의 정당이라고 하고 민주노동당은 우리당이 한나라당하고 별 차이 없는 보수정당이라고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분명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개혁정당이다.

따라서 이번 대의원 대회는 열린우리당이 추구하는 개혁을 어떻게 완수할 것인가를 둘러싼 방안을 확정짓는 의미를 갖고 있다. 결국 대의원대회는 개혁 완수를 위한 수단일 뿐, 대의원대회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런데 어떻게 개혁을 실현할 것이라는 방법론을 놓고 개혁진영 내부에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자. 최근 정파의 문제를 제기한 유시민 의원, 그리고 유시민 의원을 비판하고 있는 일부 386 의원 사이에서는 긴장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거기에 일부에서는 한쪽을 선택하면서 다른 쪽을 함께 할 수 없는 대상으로 규정짓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유시민 의원이나 일부 386의원 모두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열린우리당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유시민 의원은 정파적 연대가 대의원 대회를 통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의 타당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연대는 상대를 전제로 한다. 때문에 상대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은 정파적 합종연횡이 아닌 유시민 의원이 그토록 부정하고자 했던 계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줄서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유시민 의원의 발언이 나온 뒤에 나는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느 계파에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이렇게 유시민 의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정파 연대의 주장은 계파적 이해관계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원래의 의도가 그렇지 않다면 굳이 따지고 들어갈 생각은 없다.

나는 일부 386 의원이 유시민 의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이 점을 지적한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일면 타당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분열적 개혁주의라는 시각을 전제로 한 비판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또한 완곡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진실성’, ‘얼치기’ 운운하면서 결국은 인격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정적에 대해서도 해서는 안 될 표현이다. 더욱이 아무리 릴레이식 비판이 미리 짜 맞추기 식으로 준비했던 것은 분명 아니라 해도 특정인에 대한 비판이 일종의 ‘왕따’로 보여주게 된다면 뒤에 준비했던 사람은 스스로 접는 것이 옳다.

분명한 것은 유시민 의원이나 유시민 의원을 비판한 일부 386 의원 모두 열린우리당에서 개혁을 향해 함께 가야할 분명한 동지다.

비판에는 넘지 않아야 할 선이 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예민한 시기에는 특히 이 선이 중요하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대의원 대회를 앞둔 지금 우리당의 분위기는 이 선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형국이다.

우리는 정치노선을 이야기 한다. 정치노선은 개혁노선이다. 개혁을 실현하기 위해 개혁에 동의하는 범개혁진영은 함께 가야 한다. 우리의 상대는 한나라당이다. 바로 이점이 열린우리당이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논쟁할 수 있는 임계치다. 그런데 우려스럽게도 이 임계치를 벗어나는 발언이 나왔다.

어제 오마이 뉴스에서 ‘386 의원이 구 당권파에 투항’했다는 한반도재단 문용식 사무총장의 글을 봤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 글은 우리당이 조심조심 아슬아슬하게 지키고자 한 선을 훨씬 넘어선 글이다.

문 총장은 구체적인 이름을 적시하여 일부 386 의원을 비판한다. 그리고 그 비판은 ‘함께 할 수 없는 대상’이라는 의도로 전달된다. 글에서 지적한 386 의원,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다면 우리는 누구와 함께 해야 하는가?

개혁은 외연의 확대를 전제로 한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개혁을 위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개혁을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외연을 축소시키는 비판은 그저 ‘비판을 위한 비판’일 따름이다.

개혁을 이야기 한다면 우리는 한 손에는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개혁의 창과 다른 손에는 우리당을 향한 수구 세력과 한나라당의 공격을 막을 방패를 들어야 한다. 한 손에 들어야 할 개혁의 창을 내려놓고 개혁진영 내부의 갈등에서 불거진 공격을 방어할 방패까지 들어야 할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작년 4월 15일 국민은 개혁의 창을 높이 들라고 우리당을 선택했다. 그 선택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여전히 개혁의 창을 놓지 말아야 한다.


2005. 3. 30
우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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