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원, '을'지키기 입법촉구 단식농성(2일차_국회의원을 하는 이유)

[우원식 최고위원] '을'지키기 입법촉구 단식일기②

- 단식 2일차 -

 

 

<국회의원을 하는 이유>

 

(사진, 이른 주말 아침 일어나 단식농성의 또 하루를 시작하는 우원식 위원장)

 

단식 이틀째의 날이다.

 

국회 본청 빨간 카페트 위, 세종대왕상 아래에서 잔 첫날밤

환경의 변화치고는 정말 숙면을 취한 것 같다.

 

어제 밤부터의 느낌은 참으로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대선국면에서부터 조바심에 조바심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문재인 대선본부 총무본부장으로, 대선직후에는 원내수석부대표로 그 지난했던 정부조직개편과정, 그리고 바로 최고위원선거를 거치면서 단 하루도 조바심이 나지 않았던 날이 없었다.

 

더구나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직후부터 맡은 을지로 위원장 역시 전국의 많은 을들을 만나면서 난마처럼 얽힌 그들의 문제를 하나하나 접하고 해법을 찾아보느라 편한 잠을 이루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은 아마도 지금 하고 있는 단식결정으로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이라는 국면전환에 따른 많은 을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줄 뿐 아니라, 우리당의 길을 민주주의의 길과 민생의 길이라는 두 개의 길을 정하는 데도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느낌 때문인 것 같다.

 

상쾌한 느낌으로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예의 많은 회의일정이 시작되었다.

5차 을지로위원회 회의, 최고위원회 회의, 을지키기 신문고에 5호로 접수된 크라운베이커리 본사 방문 등의 일정을 차분히 치루어 나갔다.

 

단식을 시작하면서 조금 달라지는 것은 을들의 하소연이 나에게도 감정이입이 이루어지는 느낌이다.

단식이라는 고통이 나 역시 을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걸까?

전국의 많은 을들의 고통과 눈물을 함께 해결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기득권의 편에 서는 새누리당에 대한 분노 같은 게 생기는가 보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그간 나의 주장이 비로소 나에게 체화되는 느낌이랄까

 

크라운베이커리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측분들과 가맹점들의 억울한 사연을 이야기하다 보니 여느 때보다 더 가맹점들의 절실함이 마음에 다가온다.

 

며칠 전 롯데월드도 다녀왔다.

1억이 넘는 돈을 들여 상가인테리어를 잘 꾸려 놓았더니 제대로 장사시작한지 3개월 만에 나가라고 한단다.

알고 보니 갑이 요구하면 언제든 아무 이유 대지 않고 쫓겨나도 민형사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가 있었다. 이게 노예각서가 아니고 무엇인가?

 

업종도 다르고 회사의 규모도 다르고 각기의 구체적인 사정도 다 다르지만 들의 횡포 양상은 어쩌면 이리도 같은가? 그리고 어찌하여 들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가!

 

누구 개인의 문제가 아님이 분명하다. 악덕 기업주 한명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독한 경쟁구도가 낳은 중심의 불공정한 거래질서가 제도로, 관행으로 그리고 모두의 인식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많은 대리점주, 가맹점주, 상가임대업자 심지어 고물상하시는 분들까지 격려 방문을 와 주셨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에서도 여러분들이 찾아오셨다. 

 

(사진, 학교비정규직노조 사람들과 간담회 후 법안 통과 결의)

 

한결같이 눈물 쏙 뺄만한 자신들의 사연도 말하고 민주당에서 이렇게 단식까지 해가며 우리의 권리를 지켜주려 하는 점에 대해 허리를 조아려가며 깊은 인사들을 한다.

 

오후 530분이나 되었을까.

우리 법사위 간사인 이춘석 의원이 밝은 표정으로 찾아왔다.

형님! 100% 만족은 못하지만 그래도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상당한 수준으로 합의되었습니다

여느 때보다 반가운 말이었다. 이춘석 의원이 참으로 고맙기도 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3억 이하로 제한되었던 것이 모든 임대차에 적용하기로 하고, 갱신거절사유 중 재건축철거는 사전고지한 경우에만 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이렇게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일을 왜 이리 질질 끌어 왔는지… ㅉㅉ

이법을 통과시키면서 분명해 지는 것은 국회가 의지만 가지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법의 통과는 새누리당 사람들이 늘 말하듯 숙려기간의 문제라든가 속도조절, 과잉입법 등의 문제가 아니라 철저히 이해관계의 대립이라는 점이다. 기득권의 손을 들어주려는 쪽과 변화된 상황을 통해 개혁을 이루어 내려는 쪽 간의 대립이라는 것이다.

나머지 우리가 단식으로 말하는 있는 법들도 마찬가지이다. 좀 더 힘을 쓰고 더 넓게 힘을 만들어야 한다.

 

제일 먼저 생각는 사람이 맘상모(맘 놓고 장사하고픈 상인 모임) 사람들.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 얼른 전화를 하니 법사위 소회의실 앞에서 이미 회의소식을 듣고 참으로 기쁘다며 달려왔다.

절반의 성공이라며 기뻐하는 맘상모 사람들

 

(사진, 맘상모 사람들이 단식농성장에 찾아와 함께하고 있는 모습)

 

제도의 변화가 저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저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몸짓 하나하나가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러나 이런 절반의 성공 역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며 꼭 힘을 합쳐나가겠다고 나의 손을 억센 손으로 꽉 잡는 모습에 괜히 나도 모르게 가슴이 울컥하고 말았다.

이것이 국회의원을 하는 이유이고 국회의원의 자리가 괜찮은 이유이다.

 

이틀째 단식으로 다리도 약간 풀렸고 약간의 현기능 같은 것도 가끔 있지만 맘상모의 기쁨을 바라보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삭발한 머리를 바라보며 오늘은 참으로 내 존재에 보람을 느낀다!

 

 

2013628일 금요일

()지키기 입법 촉구단식 농성 2일차 늦은 밤에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우 원 식

 

 

[단식일기 연속보기]

단식일기① http://woowonshik.tistory.com/979

단식일기② http://woowonshik.tistory.com/986

단식일기③ http://woowonshik.tistory.com/987

단식일기④ http://woowonshik.tistory.com/992

단식일기⑤ http://woowonshik.tistory.com/1001

단식일기⑥ http://woowonshik.tistory.com/1005

 

 

 

댓글

Designed by CMSFactory, Modified by Wonwoo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