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원, '을'지키기 입법촉구 단식농성(4일차_민주주의와 민생)

[우원식 최고위원] ‘지키기 입법촉구 단식일기④

- 단식 4일차 -

 

 

< 민주주의와 민생 >

 

 

일요일 아침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기운이 떨어지기 시작하는가 보다.

평상시 일요일이면 간만에 동네 돌아다닐 기분에 상쾌한 아침을 맞곤 했는데, 오늘 아침은 영 컨디션이 좋지 않다.

 

오늘 아침은 동네에 가야할 일이 생겼다.

그간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노원구 축구대회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간만에 동네 친구들을 만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노원으로 향했다.

 

대회 개회식이 열리는 육사 축구장에 들어가니 많은 친구들이 다가와서 걱정스레 안부를 묻는다.

단식하고 있다고 해서 못 올 줄 알았는데”, “살이 많이 빠졌네

걱정을 하면서도 환하게 맞이하는 동네 선후배들이 누구보다 정겹다.

이래서 동네가 좋긴 좋은가 보다.

 

단식이라는 약간은 과격한 수단을 쓰고 있기 때문에 동네 친구들이 어찌 반응할까 궁금했는데, 대리점가맹점 거래공정화 문제, 상가임대차 보호법, 이자상한법, 학교비정규직 보호법 등 자신들의 문제와 밀접한 민생문제 때문이라는 걸 알아서 인지 아주 반응이 괜찮다.

 

반가운 얼굴들을 뒤로하고 국회에서 11시에 열리는 지키기 위원회 제4차 신문고 사례발표 기자회견이 있어서 급히 국회로 돌아왔다.

관련하여 50여분의 피해자, 시민단체 사람들이 이미 와 있었다.

 

윤후덕 의원의 롯데월드 노예계약 조사보고에 이어 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의 피해사례, LG전자의 중소기업 특허 탈취사건 피해자 고기목 씨의 사례보고, 수십년간 한자리에서 묵묵히 하던 장사를 하루아침에 내쫓기게 된 한 중국요리집 사장님의 피혜사례가 이어졌다.

 

특히 출산 후 병원에 누워있는데도 미니스톱 본사의 독촉전화에 시달려야 했던 정경희 주부는 6개월 된 아이를 업고와 더 이상 미니스톱 가맹점을 못하겠는데도 과도한 위약금과 소송으로 어찌할 바 모르겠다고 호소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또 다른 50대 미니스톱 가맹점주는 미니스톱은 현행 가맹점법으로 할 수 없는 정보공개 제공의무, 허위과장 정보공개 , 불공정거래 행위를 버젓이 저지르고 있고 자신은 이제 완전히 파산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유서를 써 가지고 다니면서 극단적인 실행을 통해 세상에 알리려고 한다고 피 끓는 호소를 하였다.

 

모두 눈물 없이 듣기 어려웠다.

나도 꽉 메인 목소리로 더듬거리며 우리가 을지키기 신문고를 만든 것은 더 이상 전국의 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말고 우리에게 찾아오라는 뜻이다. 우리가 이 문제를 신속히 조사하고 문제가 있으면 밝혀내고 국회가 갖고 있는 모든 권한을 다 동원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옆자리에 앉은 현장조사팀장인 은수미 의원은 미니스톱 조사를 위한 현장책임의원으로 정무위의 김기준 의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G전자에 자신의 금형 특허를 탈취당하고 수년 간 이를 찾으려 외로운 싸움을 해온 고기목 씨의 사례도 눈물로 들을 수밖에 없었고, 종로의 중화요리집 사장님, 홍대 앞 라이브카페 점주의 호소도 그 분들의 경제적 생명을 담보로 하는 것이었기에 가슴 아프게 들었다.

 

사례발표가 이어지는 동안 참여한 50여명의 모든 참석자들의 눈은 붉게 물들어 갔다. 모두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국회가 얼마나 소중한 곳이며, 마지막까지 몰려 있는 저 분들에게 국회는 어쩌면 마지막 생명줄 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럴수록 6월 국회가 중요하고 우리 을지로위원회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회의를 마치고 농성장으로 돌아오니 기자간담회에 참여했던 들이 격려차 농성장으로 함께 와 주었다.

 

국회 본청 로탠더홀 계단의 붉은 카펫 농성장은 자연스런 만민공동회장이 되었다.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고 또 호소하며 우리는 차츰차츰 동지가 되어가고 있었고, 깊은 신뢰가 생겨나고 있었다.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으로 갑을관계 이슈가 모두 없어질 뻔 했는데, 우리의 단식 때문에 자신들도 용기를 얻었다며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해 왔다.

 

 

4시에는 백범기념관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대회에 참여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NLL 대화록의 불법적 공개 등으로 우리 당원들은 분노하고 있었다.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추미애 위원장, 신경민 최고위원의 규탄 연설이 계속되며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에 대한 당원들의 열기가 높아져 갔다.

 

이러한 당원들의 분노는 이번 여름 정국의 나아갈 방향을 예고하는 것이며, 지난 금요일 동아면세점 앞에 모인 5,000여 시민들의 분노와 규탄과 함께 하나로 합쳐져 갈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대회 말미에 나의 연설이 있었다.

나는 과거 독재정권의 모습은 정통성 없는 정권이 권력을 유기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벌언론 등 기득권과 결탁하고 그들의 특혜를 보장해 주면서 정보기관을 비대화 하고 그 정보기관의 힘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것이었음을 상기시키고,

박근혜 정부가 투표를 통해 당선된 정부임에도 권력 정보기관을 비호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비호하고 독재권력의 망령이 다시 살아나는 것임을 피력하였다.

 

게다가 요즘 갑을 관계로 대표되는 갑의 횡포와 을의 눈물을 방치하고 국회에 제출된 을지키기법, 경제민주화법의 제개정을 이러 저러한 이유로 방해는 것 역시 독재권력의 망령을 다시 보는 것 같아 크게 우려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는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이니만치 국정원 국정조사를 통해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국정조사를 엄정히 하게 함으로써 책임자를 처벌할 것과 을들의 사정을 잘 살펴 문제를 풀어주고, 6월 국회에 올라와 있는 을지키기 입법에 협조할 것을 요구하였다.

 

 

민주주의는 왜 합니까?

민주당이 권력을 찾아오기 위해서요?

그런데 아닙니다.

힘없고 백없은 사람들이 자신이 일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국민의 자기 권리를 되찾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민주주의와 민생은 한 몸이고 동전의 양면입니다.

 

과거 우리가 집권했던 10년 동안 민주주의는 크게 진전했음에도 대다수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민주정부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생겨났고, 그 반작용으로 정권이 교체되어 민주주의도 파괴되는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면서 민주주의와 민생은 한몸이라는 것을 절감한다.

 

 

2013630일 일요일

()지키기 입법 촉구단식 농성 4일차 일요일 하루를 마무리하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우 원 식

 

 

[단식일기 연속보기]

단식일기① http://woowonshik.tistory.com/979

단식일기② http://woowonshik.tistory.com/986

단식일기③ http://woowonshik.tistory.com/987

단식일기④ http://woowonshik.tistory.com/992

단식일기⑤ http://woowonshik.tistory.com/1001

단식일기⑥ http://woowonshik.tistory.com/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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