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브리핑] "김용판 무죄,<또 하나의 약속> 상영 축소는 상식의 비상식화"

 "김용판 무죄,<또 하나의 약속> 상영 축소는

상식의 비상식화"



제111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4년 2월 7일 오전 8시 30분

□ 장소 : 국회 대표 회의실



■ 우원식 최고위원

 

법원이 지난해 대선 직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경찰수사를 축소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재판부의 판결을 한마디로 하면 이것이다. 혐의 사실은 있으나 그것을 뺀 분석결과를 가지고 혐의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발표는 허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참으로 해괴하고 비상식적인 판결이다.

 

재판부는 수사가 부실한 상황에서 중간 수사 발표를 서두른 것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고 한다. 사건 전 과정에 드러난 상식적인 쟁점들은 놓치고 기계적인 결론을 내린 재판부가 과연 당시 수사 진척 상황으로 볼 때 발표내용에 과장과 왜곡은 없었는지 등 선거법 위반에 고의성에 관한 정황 근거들은 제대로 살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이번 재판부의 허위로 드러난 경찰 중간수사 결과는 있었으나 발표는 정당했다는 판결로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만큼 비상식적이다. 역사는 2014년 2월 6일 이 재판 결과를 두고 최악의 정치 재판이 대한민국의 정의를 쓰러뜨린 날로 쓸 것이 분명하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권력의 노력은 계속 되겠지만 이는 한낱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준 교훈이다.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 황윤미씨 가족 이야기를 다룬 ‘또 하나의 약속’이라는 영화가 있다. 부산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고 2개월여 동안 전국 3만 명의 시사회를 진행하며 수많은 관객 그리고 기자관객원들의 호평을 받은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가 관객과 만나기가 어렵다. 통상적으로 한국 영화 기대작들은 최소 4백 개 이상의 스크린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유독 이 영화는 스크린 수가 159개, 상영 횟수는 653회에 불과하다. 같은 날 개봉한 외화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의 354개 1,726회와 비교해 턱 없이 적은 숫자다.

 

영화에 대한 판단은 관객이 내린다. 재미와 감동이 없다면 스크린 수가 당연히 줄어든다. 그런데 또 하나의 약속은 개봉을 이틀 앞두고 겨울왕국 36.5%, 수상한 그녀 24.2%에 이어 예매점유율 3위를 달리고 있다. 지금 개봉하는 영화 가운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프랑켄슈타인을 제친 1위의 성적이다.

 

영화의 평점도 높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10점 만점의 9.79점, 다음에서 9.9점을 기록하고 있다. 열악한 스크린 수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개봉 첫날 5위를 차지했다.

 

재벌의 눈치를 살피느라 자본이 영화에 재갈을 물려 영화가 정당하게 관객들과 만날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삼성이라는 슈퍼갑의 눈치를 보는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CGV라는 대자본인 갑의 횡포를 막고 영화를 제작한 을들의 눈물을 닦기 위해 을지로위원회가 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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