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브리핑] "아프리카 박물관, 처참한 노동자-예술가 착취의 현장"

 "아프리카 박물관, 처참한 노동자-예술가 착취의 현장"



제114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2014년 2월 14일 오전 9시

□ 장소: 국회 대표 회의실


■ 우원식 최고위원

    

을지로 위원회는 지난 2월 12일 경기도 포천 아프리카 예술박물관을 방문해서 노동자들 인권침해와 노동착취 실태를 확인했고, 박물관 측과 이주노동자간의 합의를 중개해서 전격 타결했다.

    

크고 좋은 박물관, 1박 2일 촬영지라고 하는 화려한 홍보현수막 뒤에 아프리카 이주노동자들의 피눈물 나는 눈물이 있었다. 노동자들은 쥐들이 옷을 갉아 먹고, 바닥에 물이 새고, 구멍이 숭숭 뚫린 냉방숙소에 곰팡이 찌든 방과 몸을 돌릴 수조차 없는 침대에서 자고 그리고 제대로 먹지 못하며 노예 노동에 시달렸다.

    

박물관 측은 최저임금의 절반의 불과한 60만원의 월급을 주면서 이조차 제때 주지 않았고, 여권과 통장을 압수한 채 강제노동을 강행했다. 일부 노동자는 긴급의료지원이 필요할 정도로 부상이 심했지만 방치됐다.

    

이 외에도 계약위반, 노동조건, 주거조건, 휴가박탈 등 이런 계약위반 임금에서 항공료 강제제외, 산재보험 미가입, 인종 비하적 발언 등 노동법 위반과 인권침해가 있었다.

    

박물관 측은 을지로 위원회의 중재를 받아들여서 모든 문제를 인정하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해서 상호 합의서를 작성했다. 당일 박물관장은 언론 앞에서 공개사죄를 했고, 경질 됐으며 여권, 통장, 항공권도 바로 우리들이 보는 앞에서 노동자들에게 돌려줬다. 미지급 임금과 위로금도 전달될 예정이다.

    

조금 후 10시 정론관에서 있을 이주노동자와 을지로위원회가 함께하는 기자회견장에서 자세히 밝히겠지만, 향후 노동자들에 대한 건강검진과 치료, 점심시간 보장, 4대보험 제공, 인종차별 근절 등등의 합의를 약속했다.

    

이주노동자들 중 한분인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예술가인 엠마누엘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공공성을 가진 예술가들이다. 다음부터 외국에서 예술가를 불러 모을 때는 그들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했던 말씀이다.

    

이주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이 신속하게 합의된 것은 참 잘된 일이지만, 박물관의 위법과 반인권적 행태에 대한 홍문종 이사장의 법적, 도덕적, 정치적 책임은 여전히 남아있다.

    

최근 우리사회는 사회적 약자인 을에 대한 인권 침해적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신안염전에서 발생한 노예노동사건이 있다. 을지로 위원회는 지역사회 단체를 범죄자로 매도해서 선의의 피해자가 생겨서도 안 될 일이지만 어떻게 그런 상태까지 왔는지 현장을 방문해서 실태파악을 하도록 하겠다.

    

부림 사건과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이 각각 33년, 23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동안 당사자들이 감당했을 고통은 상상하기 어렵다. 특히, 몹쓸 병을 얻은 강기훈 씨의 경우 후련함이 아니라 참담함으로 이 무죄판결을 받았을 것이다.

    

이번 판결을 통해 당시 시대 상황 속에서 진실을 지켜내야 할 사법 언론 등 어느 한 분야도 제구실을 못했다는 사실을 엄중하게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이라고 하는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은 1991년 경찰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숨진 강경대 씨 사건으로 대학생 등의 분신과 시위가 잇따르자 60정권이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유서대필이라는 훼괴한 사건을 만들어 낸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강기훈 씨에게 유리한 증거와 증언을 일방적으로 배척했고, 검찰 측 증거만을 채택한 불공정한 재판으로 진실을 외면했다.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력은 국면을 전환하는데 성공했지만 법의 정의는 훼손됐고 사법과 검찰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언론도 진실을 파헤쳐 진상규명을 독려하지 못했다.

    

2014년 대한민국을 보자. 얼마 전 법원은 대선 직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의혹에 대한 경찰수사를 축소, 은폐한 혐의로 기소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허위로 들어난 경찰중간수사결과는 있었으나, 발표는 정당했다는 비상식적인 판결을 했다. 진실을 밝힌 권은희 수사과장의 증언이 일방적으로 배척됐고, 사건 전 과정에 드러난 상식적인 쟁점들은 간과 됐다.

    

23년, 33년 전 진실을 외면했던 전철은 또 다시 밟고 있는 것이 아닌지 사법부는 되돌아보기 바란다. 진실은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다만 진실이 밝혀지는데 시간이 길어질수록 혼란과 감내해야 할 사회적 고통은 커진다. 그것은 누가 책임질 것 인가. 그래서 하루빨리 특검을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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