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원, '을'지키기 입법촉구 단식농성(3일차_민주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길)

[우원식 최고위원] ‘지키기 입법촉구 단식일기③

- 단식 3일차 -

 

 

< 민주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길 >

 

 

(사진 설명: 많은 '을'들의 지지방문으로 화기애애한 이야기를 나누는 을지로위원회 단식농성장의 모습)

 

 

보통, 휴일이라 함은 토요일과 일요일인데 국회의 휴일은 토요일뿐이다. 왜냐하면 신문이 없는 날이 유일하게 일요일뿐이라 토요일은 기자까지 출근하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 토요일은 완전한휴일이다.

 

아침에 일어나 함께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후덕이(파주시 갑 윤후덕의원)와 샤워를 하러가며 우리 사회의 을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는 국회의원 직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다시 한 번 느낀다.

우리가 잘 수 있는 큰 방(로텐더홀 아래의 공간), 우리를 경호해주는 방호원들, 언제든 쉴 수 있는 목욕탕, 가끔씩 산책할 수 있는 넓은 잔디밭.

잔혹한 불공정거래를 강요하는 슈퍼갑들의 문제를 지적하고 기득권과 싸우며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단식농성을 하면서도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직책이 국회의원이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니, 국민들이 나누어준 권력을 힘없고 빽없는 사람들,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느끼게 된다.

 

지난 전당대회 때 현장에 답이 있다, 야당귀족주의를 극복하자, 현장형 당을 만들자고 했던 주장들이 정말 옳다고 다시 다짐을 한다.

 

까딱 잘못하면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날아가는 불공정한 갑을 계약서 때문에 아무 말도 못하던 사람들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날아갈지도 모르지만 그런 위협보다도 현재의 처지가 더 절박했기 때문이리라!

 

사실 남양유업사태 전에도 여기저기서 그런 절규가 들려왔고, 절규하다 절규하다 길을 찾을 수 없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이 부지기 수였다.

 

그 절규의 현장에 우리 민주당은 없었다.

 

DJ집권으로 여당이 되기 전, 그 전의 야당일 때는 그렇지 않았다.

노동국인권국대외협력국 등 국민들의 삶의 현장을 찾는 조직이 있었고, 그 고통의 현장에 늘 우리가 있었다.

당사 강당에는 어디에도 하소연할 데가 없는 들이 늘 찾아와, 근거지로 삼고 우리에게 하소연을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집권 10년 동안 우리의 모습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어느덧 당사 앞에는 경찰을 세웠고, 국민의 삶을 찾아가는 당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고통 받는 국민의 곁에 우리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집권세력이었던 우리는 청와대의 높은 사람을 만나야 폼나는 정치를 하는 것이라 여겼고, 고급 음식점에 앉아서만 품격있는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귀족정치!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었다.

 

10년 여당의 시절, 체질화 된 이런 귀족주의는 두 번씩이나 집권에 실패하고도 아직도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다.

경찰에 의하여 보호되고 있는 우리 중앙당의 모습, 참으로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고통 받는 을들의 현장, 국민의 현장은 우리를 귀족세력, 기득권세력, 신뢰할 수 없는 세력으로 치부하고 믿음을 버려나갔다.

 

결국 우리는 서민이라고 칭해지는 계층을 잃게 되었다.

600만 자영업자, 550만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한 서민 계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세력이 집권이 가능한가!

이런 고민은 전당대회와 그 이후에 그렇게 많이 이야기 했음에도 이번 당직 개편, 당 구조 개편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했다. 아직 반성의 깊이가 깊지 못한가 보다.

 

계급과 계층, 노동자농민, 중소상공인, 영세자영업자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을지로위원회가 이런 을들의 불신을 극복하고 국민들의 고통 받는 현장으로 가자고 나섰다.

 

피해현장으로, 간담회로, 갑의 횡포를 부리는 회사에의 방문으로, 그리고 그 분들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한 법을 만드는 노력으로, 그리고 지금과 같은 입법촉구 단식농성으로 나서면서 조금씩 조금씩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그 분들의 굵은 눈물도 보았고, 애절한 사연을 말하는 간절한 표정도 보았다.

그러나 그 분들이 우리를 온전히 신뢰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간 우리가 보였던 모습이 그래왔기 때문에 깊은 불신의 골이 쉽게 메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능력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그 분들의 절박함을 해결해야 한다.

문제를 접수하고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법률적 지원에서부터, 부당함을 강요하는 상대와 교섭도 하고, 필요하면 압박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때론 국회의 고유권한인 국정조사, 청문회 그리고 입법으로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필요한 조직을 갖추자. 이 일에 더 많은 활동가(당직자)들을 배치하자. 전국에 너무나 많은 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뜻이 있는 법률가들을 더 모으자.

이 일에 전적으로 나서는 국회의원을 포함한 각급 의원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도록 하자.

 

이것이 민주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길이다.

과거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상대의 실수만으로 다시 집권세력이 되기는 어렵다.

우리가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문제를 유능하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

 

기자도 없고, 국회의원도 없고, 당직자도 없는 국회에서 오늘 하루종일 함께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친구이자 동지인 윤후덕 의원과 나눈 이야기이다.

 

하루하루 참 소중한 날들이다.

 

청년 때 단식할 때는 3일차가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는데, 감옥 때보다 그간 먹어둔 게 많아 그런가? 이러저러한 일을 하면서 하는 단식이라 그런지 그렇게 고통스럽지는 않다.

그렇지만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 자꾸만 졸립다..

 

 

 

2013629일 토요일

()지키기 입법 촉구단식 농성 3일차 늦은 밤에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우 원 식

 

 

 

[단식일기 연속보기]

단식일기① http://woowonshik.tistory.com/979

단식일기② http://woowonshik.tistory.com/986

단식일기③ http://woowonshik.tistory.com/987

단식일기④ http://woowonshik.tistory.com/992

단식일기⑤ http://woowonshik.tistory.com/1001

단식일기⑥ http://woowonshik.tistory.com/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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