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위원회 보도자료] 메르스 확산, 무분별한 외주화가 또 다른 주범

메르스 확산, 무분별한 외주화가 또 다른 주범





메르스 확산은 예고된 재앙, 외주화 확대와 함께 무너진 공공의료 체계

 전 국민을 불안에 떨게하며 일상 활동 전반을 위축시킨 메르스 확산은 정부의 안일한 초기대응과 구멍 뚫린 방역 대책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메르스 확산은 이미 예고된 재앙이기도 하다. 병원들은 이윤 획득을 명목으로 환자 이송업무, 응급센터 안전요원 등 외주화를 확대시켜왔다. 정부는 돈벌이가 되지 않는 질병예방, 감염병 관리를 소홀히 하며 국가지정격리병상, 음압병상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았다. 심지어 수익성이 낮다며 진주의료원 폐업처럼 공공병원을 고사시켜 왔다. 생명과 안전을 최일선에서 다루는 병원에서 조차 이윤 획득 논리로 인한 외주화 확대와 공공의료체계 붕괴가 발생하고 있다.

외주화 확대는 사회적 위험의 확대이다

 메르스 확진 판결을 받은 삼성서울병원 환자 이송요원(137번 환자), 대전 대청병원 파견직원(143번 환자), 서울 아산병원 청원경찰(92번 환자)은 모두 파견·용역 업체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간접고용 노동자라는 이유로 방역체계에서 배제되고 방치된 채 본인 의도와 상관없이 메르스 전파자가 되었다. 이들 뿐만 아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정규직은 부족하나마 보호장구가 지급되어 보호구를 입고 환자업무를 보지만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마스크 하나만을 쓴 채 병실의 휴지통을 비우고, 병상의 메트리스를 교환하며, 경비 업무를 보고 있다. 병원의 의료진이 환자를 접촉하는 것이나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접촉하는 것이나 차이가 없다. 오히려 병원내 각종 폐기물을 처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기에 병원균에 대한 노출 정도는 더 높을 수 있다. 그러나 병원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병원의 책임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제’되었다. 삼성서울병원 환자이송요원등 메르스 확진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병원의 책임 회피와 ‘간접고용’이라는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인해 감염되고 전파자가 되었다.

 대량여객운송을 하는 철도는 어떠한가? 정밀진단 폐지와 안전관리 체계 승인제로 변화, 1인 승무 확대와 더불어 안전 관련된 차량검수, 시설유지에 외주화를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 제1의 국제관문인 인천공항은 87%가 간접고용 노동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방, 경비, 시설보수, 보안검색 등 공항의 안전을 다루는 업무 전반이 외주화 되어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사회는 생명안전에 대한 국가 시스템 전반의 개편 필요성이 증대되었으나 변한 것은 없다. 세월호는 선장도 비정규직이고 선원 39명중 19명이 비정규직이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여 위험을 외주화 하였다. 이제 비용절감, 효율성이라는 미명하에 진행되는 위험 관리의 외주화는 중단되어야 한다.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영역에 대한 외주화 금지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는 생명과 안전을 무시하는 기업의 이윤추구 행태와 이를 촉진한 정부의 무책임한 규제완화, 위험관리의 외주화, 의료산업의 규제완화와 영리화, 노동 유연화 정책이 한데 어우러져 발생한 것이다. 외주의 확대가 결국 사회적 재앙으로 부메랑이되어 돌아온다. 따라서 외주 등 간접고용 축소가 필요하다. 우선은 아래와 같이 생명과 안전과 관련된 업무부터라도 외주를 금지하고 정규직 사용을 의무화는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1.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업무에 대한 파견 금지
1. 생명과 안전을 위해 원청이 직접 관리·감독이 필요한 업무 도급 및 위탁 금지
1. 생명과 안전 업무에 대한 정규직 사용 의무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와 국회는 위 사항을 중심으로 법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간접고용 노동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생명과 안전이 존중받는 한국 사회 건설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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