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우원식] 울진 1호기도 고장… 원전 불안감 다시 확산

울진 1호기도 고장… 원전 불안감 다시 확산



입력 : 2012-08-23 21:39:17


ㆍ재가동 고리 원전은 자료 조작
ㆍ시민단체 “수명 연장 들먹 한수원 못 믿겠다”

신월성 1호기 등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고장이 잇따르고 있어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9일 신월성원전 1호기가 상업운전 19일 만에 고장으로 정지됐다가 재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23일 울진 1호기도 고장으로 정지됐다.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원전의 안전성 검증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정상 운전 중이던 울진 1호기가 23일 오후 6시41분 원자로 정지 신호에 의해 원자로 및 터빈발전기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울진 1호기 정지의 직접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번 고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고 분류기준 0등급에 해당해 발전소의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으며 방사능 외부 누출과도 전혀 상관없다”고 밝혔다. 울진 1호기는 95만㎾급 가압경수로형으로 1988년 9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원전 고장 정지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폐쇄 목소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고리원전 1호기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조작하거나 관련 고시를 개정하려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오면서다. 

우원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고리원전은 2007년 설계수명 만료 이후 2017년까지 한 차례 수명을 연장했다”면서 “그러나 한수원이 수명을 20년 연장하기 위해 감시시편의 선배율 자료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선배율은 원전의 가동연한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 중 하나로 감시시편에 와서 부딪치는 중성자 조사량을 측정하는 단위다. 고리 1호기는 정전 사고로 지난 3월 폐쇄됐다가 원안위의 안전점검 승인을 얻어 지난 10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재가동 10여일 만에 다시 폐쇄 역풍을 맞은 것이다.

한수원은 “40년 이상 운전할 경우에는 10년마다 새로운 안전성 평가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므로 현시점에서 굳이 데이터를 조작해 60년 운전을 미리 계획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고리 1호기 재가동을 하기 전에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선전’을 하더니 수명 연장을 위해 편법을 쓰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고리 1호기가 있는 장안읍의 한 주민은 “정부가 고리 1호기 재가동에 들어가기 전에 주민들과 충분히 소통한다고 해놓고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안전성 검증도 주민들이 요구한 만큼 철저하게 하지도 않으면서 추가 수명 연장을 벌써부터 들먹이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고리 1호기가 전체 발전량의 1%도 안되는데 엄청난 잠재 위험을 안고 굳이 재가동에 들어간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고리 1호기는 즉각 폐쇄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리 주민은 “한수원은 수십년간 주민들에게 ‘안전하다. 믿어달라’고 해왔다”며 “정전 사고가 났는데도 알리지도 않았던 한수원이 원전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자료 조작까지 한 것이 사실이라면 더 이상 한수원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129회로 국내 최대 사고 발생 건수와 국내 원전 사고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고리 1호기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하기는커녕 완화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 단체 서토덕 사무처장은 “지난 6일 고리 1호기를 재가동하기 전에 원자로 압력용기


 내 감시시편을 꺼내 균열이 있는지 조사해보자고 제의했으나 원안위가 거부했다”며 “안전기준을 완화하려는 것을 보니 이미 연장한 고리 1호기의 수명을 2018년 이후에도 연장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병태 선임기자·권기정 기자 cbtae@kyunghyang.com


기사원문보기->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8232139175&code=9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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