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원내대표와 수석 간의 사전조율이 안 돼서 마치 엇박자가 난 것처럼 기사가 나서 그것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다.
우리가 이번 정부조직 개편에 있어서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것은 민주주의의 요체인 언론의 자유다. 종합유선방송사의 인허가권에 대해 권력의 입김을 직접 받을 수 있는 장관에게 보내는 것을 끝까지 막으려고 했던 것은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것이 그 본질에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명박 정부 시절에 방통대군이었던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공영방송의 장악을 통해 MBC 등 공영방송은 자기역할을 상실하고 국민의 사랑으로부터 멀어져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는 권력이 공영방송에 이어 종합유선방송까지 장악하는 것을 막으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이 시대에 무슨 언론장악이냐며 ICT의 부흥을 위해 SO의 인허가권이 필요하다며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새 정부의 핵심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제안했던 분리처리에도 응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박기춘 원내대표가 솔로몬에 재판에서 자기 자식의 손을 놓는 친부모의 심정으로 언론장악 의도가 없다면 SO를 미래부로 보내는 대신에 이미 권력의 손에 들어간 지상파의 언론자유를 위한 제도개혁이라도 해보자는 절박한 심정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이미 장악된 공영방송을 절대 놓칠 수 없다는 대답이다. 나아가서 이는 공영방송에 이어 종합유선방송까지도 반드시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판단한다. 우리는 이번 정부조직개편에 있어서 언론자유를 해치려는 어떤 기도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대통령이 안보위기를 정치적 기회로 삼고 국민을 볼모로 삼아서야 되겠나. 박근혜 대통령 취임 9일이 지났다.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은 국민의 기대와 달리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들께 송구함을 피할 길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지난 9일 동안 정치를 실종시키고 여야 대화와 타협을 위협하는 원인이 대통령임을 두 눈 똑똑히 보았다. 어제까지 9명의 장관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그러나 대통령은 정부조직개편안이 통과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명을 거부하고 있다.
청와대는 국회를 통과한지 8일째 되는 장관후보자에게 아직도 임명장을 주지는 않는 이유로 한 분 만 임명장을 주는 것은 모양새가 썩 아름답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주지 않고 경북 구미 염소가스 누출사고 현장 등을 방문하라는 업무지시 모양새를 취했다. 비상시국이라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정작 모양새만 걱정하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또한 국내정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에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방송통신 관련 쟁점을 제외한 나머지 합의사항이라도 국회에서 처리해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수차례 건의했다. 대통령이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통령이 오로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스스로의 대통령 권항 행사도 거부해 버리고 있다. 대통령이 국가를 상대로 태업을 자행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기어이 야당을 굴복시키고 말겠다는 것이다.
그토록 안보위기를 강조했던 대통령이다. 기어이 미중 간 북한체제 결의안에 합의했다. 북한은 60년 간 지속된 정전협정까지 파기하겠다고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상황을 어느 누구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통령이 오로지 야당을 굴복시키기 위해서 통일부장관, 외교부장관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안보마저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국민의 불안을 볼모로 삼고 있다는 생각조차 든다. 간곡히 호소한다.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라. 인사청문을 통과한 9명의 장관을 임명하라. 9분의 장관을 일하게 하라.
더불어 대통령이 말 안 듣는 야당을 꺾어버리겠다는 무시무시한 구시대의 제왕적 발상을 버려라. 국회가 지금이라도 대화하고 타협할 수 있게 새누리당을 도와 달라.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무력화할수록 대통령도 불행지고 국민들도 어려워진다. 대통령이 마음을 열면 민주당도 마음 놓고 마음을 열고 일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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