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브리핑] "국민 기만하는 새누리의 억지 주장에, 처음으로 정치하는 것이 부끄럽다"_ 3월 21일, 고위정책회의 모두발언

새누리당이 정부조직합의 한 것에 대해 몇 가지 얘기를 하는데 참 어이도 없고, 황당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요지는 이렇다.

합의를 분명히 했는데 지상파 방송의 허가에 대해 추천은 방통위에서 하고, 허가권 행사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월 인수위안이 그렇다. 인수위 원안대로 가겠다는 것인데 이것에 대한 합의는 분명히 합의문 다-4항에 <전파주파수 관련 사항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되 현행 통신용 주파수 관리는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으로 하고, 방송용 주파수 관리는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으로 한다>고 해서 지상파 방송정책을 방통위에 두는 것으로 했다. 지상파 방송정책에서 인허가를 담당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복잡한 소리를 하고 있다. 제가 보기에 새누리당은 언론의 마술사 같다. 이런 명백한 결정을 두고 주파수, 무선, 추천, 승인 등의 얘기 국민들이 잘 알아듣지 못하는 국회의원들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요설을 계속 늘어놓아 마치 합의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합의가 제대로 안 된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다 접어두고 결론은 지상파의 인허가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뭐라고 했는가. SO인허가권 얘기하면서 “방송장악 의도는 전혀 없다. 그렇게 할 생각도 없고 제도도 그렇게 안 되어 있다. 지상파 방송, 보도종합방송채널은 방통위에 남겨두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대통령 말씀으로는 지상파 방송과 보도종합편성채널은 방통위에 남겨놨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당 지도부와 대통령이 만났을 때 “개인정보보호, 주파수 특히 주파수는 몇 군데로 갈라져있으면 어떻게 하냐”고까지 말했다. 그렇게 명백하게 합의했는데 지금 새누리당의 이야기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인가권을 가지고 방통위는 추천권만 가졌다는 것이다. 인수위 원안대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거짓말했다는 것인가. 대통령이 주파수 관리가 두 군데 세 군데 갈라졌다는 얘기는 잘 모르고 한 소리인가. 이런 문제 때문에 그 오랫동안 민주당이 잘못 합의한 것인가. 아무리 요설을 늘어놓고, 아무리 어렵고 복잡스러운 이야기를 해도 결론은 딱 하나다. 지상파 방송의 인허가권이 미래창조과학부에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완전히 거짓말이다.

두 번째 개인정보보호윤리과와 관련해 지금 행안위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합의문을 보면 업무분장에 따라 법을 가르기로 명백히 합의했다. 개인정보보호업무에 대해 대통령이 왜 방통위에 있느냐고 얘기한 대목이다. 개인정보보호업무에 소속되어 있는 법률은 위치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이다. 이것이 행안위 부칙에 올라온 것으로는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으로 되어 있다. 이는 완전히 눈 뜨고 있는데 코 베어가는 꼴 아닌가. 기만이다. 민주당을 눈먼 장님 정도로 아는 모양이다.

SO 허가․인허가․변경허가 문제, 변경허가의 문제는 SO의 합병 및 분할, 개인이 영위하는 사업의 법인사업으로의 전환, 개인이 영위하는 사업의 양도, 방송분야 변경, 방송구역 변경 등이다. 허가해주고 재허가 날 때까지 굉장히 중요한 사안들에 대한 허가다. 이것 말고 별 중요하지 않은 것은 변경신고를 하게 되어 있다. 변경신고는 우리가 손대지 않는다. 이는 사전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허가와 재허가 사이에 중요한 사항을 변경할 때 받는 것은 허가다. 라면 끓여달라면 라면만 끓여주는가. 라면 안에 스프도 넣고, 계란도 넣고, 파도 좀 넣지 않는가. 그것을 라면이라고 하지 않는가. 도대체 그것이 라면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라면만 넣고 끓여야 라면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지금 새누리당이다. 그래서 합의정신을 위반한 것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저는 요즘 ‘정치가 정말 국민들 욕먹겠다’ 생각한다. 견해가 달라 저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있지만 그래도 제가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일들을 거짓말 하지 않고, 소신 있게 얘기하는 수단이 정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치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요즘 같아서는 ‘욕먹겠다. 거짓이 난무하고 누가 거짓인지도 모르고, 그 틈에 끼어 있는 우원식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국회의원이라는 것이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데 견해는 다르더라도 양식은 있어야 하는데 양식도 없는 정치, 양식도 없는 문제제기를 보면서 정말 요즘 ‘양쪽 모두 무능하다’고 주장하는 언론들이 있다. 1975년에 언론탄압에 맞서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옳은 것은 옳다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 한 그러한 사람들이 있었다. 백지광고로 국민들의 마음을 모았던 그래서 국민의 지지를 받았던 여러분의 선배들이 동아투위, 조선투위에서 싸웠다. 그런 분들이 있다는 것도 좀 기억하시고 옳은 것은 옳다하시고 그른 것은 그르다 하시고, 명백하게 되어 있는 것을 헷갈리게 한다고 합의한 사람들이 무능하다고 하는 분들은 얼마나 유능한가. 여러 가지 생각이 나게 하는 요즘인데 정치하는 것이 자랑스럽지 못하고 부끄럽다는 생각을 처음 갖게 되는 시기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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