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노동부 소관 5개 기금 운용실태』감사 결과에 대한 평가보고서 발간사

노동부 소관 5개 기금은 사회안전망의 기초며, 감사원의 감사 역시 이 시각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

사회·경제적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1인당 GDP 2만불 시대는 결코 오지 않는다. 설사 2만 불, 아니 그 이상의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그 수치는 국민의 실제 삶의 질을 반영하는 수치는 아니다.

2000년부터 최근까지 우리나라 실업율은 3%대를 유지하고 있다. 3%대 실업율이라면 거의 완전 고용에 접근하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고용불안’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형적으로 확대된 일반 서비스업 종사자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가 있다.

과잉 상태에 있는 일반 서비스업 영세 자영업자 대책의 핵심은 이들이 시장에서 업종 전환과 퇴출 과정이 사회안전망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고용보험에 영세 자영업자가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고용보험 기금을 통해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직업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며, 더 나아가서는 실업급여 혜택을 갖게 하는 일까지 검토해야 한다.

사회·경제 양극화의 또 다른 축인 비정규직 근로자가 처한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의 실업자 통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비정규직 위주로 구조조정을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임금과 근로조건에서 차별을 받으면서도 오히려 고용불안은 더 심각하다. 그런데도 임시직은 24.2%, 일용직은 2.6%만이 고용보험에 적용되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에 문제가 된 항운항만노조원이나, 울산플랜트 노조원도 근로성을 인정받고 있으면서도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고용보험은 근로를 제공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제공되는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이다.
그동안 이런 문제의식을 기초로 고용보험 기금 활용과 법 개정을 고민 중에 있었다.
그 과정에서 지난 6월 8일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유심히 분석했다. 그런데 그 결과는 매우 참담했다. 감사원은 ‘사용자의 시각’을 바탕으로 고용보험 기금 등 노동부가 관리하는 5개 기금이 갖는 ‘수직적 소득재분배 효과’를 오히려 부정하는 듯한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의 지적대로라면 고용보험은 사회안전망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기금의 방만한 운영, 그것은 분명히 지적해야 한다. 기금 사업의 효율적 집행, 정말 필요하다. 기금 사업 대상자의 도덕적 해이,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그 같은 문제 지적이 기금이 갖고 있는 성격 자체를 부정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고용과 고령자 등의 채용은 전적으로 사업주 의지에 달린 문제이므로 고용안정사업을 선호하지 않는다’, ‘능력개발훈련은 스스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성질상 보험이 아니다’는 감사원의 의견에 결코 동의할 수 없고 또 그런 관점으로 기금 감사를 해서는 안 된다. 또 감사원은 일부 감사에서는 서류 검증이라는 최소한의 과정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고, 감사시점에 따라 사업의 법 적용 기준도 다르다. 그리고 감사원의 감사 목적이 ‘기금 재정의 안정화를 위한 방안 마련’이기 때문에 감사원의 지적을 100% 이행하면 기금 재정은 안정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결과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전문 감사 능력도 부족하면서 감사원의 전문 감사 능력에 대해 이렇게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 보고서는 그 결과다.

이 보고서는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와 법적 근거, 그리고 노동부 발표 통계를 근거로 사실 관계는 정확성을 기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원칙과 의욕만 앞서서 과잉 문제의식이 드러나거나, 해석의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인정한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제기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이번 감사원 감사가 사용자의 시각으로 이루어졌다는 결론에 대해서는 토론의 논쟁을 마다하지 않겠다.

부디 이 자료집이 사회보험 기금의 성격과 재정의 건전성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와 노동관련 사회보험 기금과 사회·경제 양극화 해소의 관계를 논의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많은 분들의 질타와 논쟁적 문제제기를 기대한다.

2005. 6. 21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우원식

댓글

Designed by CMSFactory, Modified by Wonwoo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