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의 팩트체크] 정부가 폭염 때문에 원전을 재가동했다고요?

미칠듯한 폭염... 그런데, 이 폭염 때문에 원전을 재가동했다구요? 사실일까요?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7월 23일, 보수언론과 경제지를 중심으로 탈원전 정부가 폭염 때문에 원전을 재가동한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물론 사실이 아닙니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모든 원전의 가동을 일순간에 당장 중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전의 설계수명이 끝날 때까지만 가동하고, 건설 중인 원전을 제외한 새 원전은 더 이상 짓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경우, 2038년까지 24기의 원전이 14기로 줄어들고, 우리나라에서 모든 원전이 사라지는 것은 2082년으로 60년 이상 소요됩니다.

우리나라의 탈원전 속도는 다른 나라보다 매우 느린 속도입니다. 전력수요 규모가 비슷하고 성공적으로 에너지전환을 진행하고 있는 독일보다 5배나 느립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폐로(폐쇄)가 결정된 원전은 월성 1호기 뿐입니다. 고리 1호기는 박근혜정부 당시 폐로가 결정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동안에는 현재 건설 중인 신한울 1, 2호기와 신고리 4, 5, 6호까지 5기가 늘어나 현재보다 원전은 더 많아집니다.

그럼에도 보수언론에서는 마치 탈원전을 선언했으니 당장 모든 원전을 멈추는 것처럼 호도하고, 폭염이 오니 허겁지겁 원전을 재가동하는 것처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습니다.


전력정책의 가장 기본은 안정적인 전력의 공급입니다. 이를 위해서 평소에 발전기들을 정비하고, 전력수요가 몰리는 하절기나 동절기에 모든 발전기들이 고장 없이 가동될 수 있도록 정비계획을 수립합니다.

이를 '계획예방정비'라 하며, 원자력발전소는 12~18개월, 석탄화력발전소는 24개월, LNG(천연가스) 발전은 운전시간 2만 시간 주기로 이뤄집니다.

이번에 재가동에 들어간 원전들은 이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재가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보수언론의 주장은 에너지전환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억지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전력피크 시기에 발전기가 투입되도록 성공적으로 계획예방정비를 마친 전력당국은 제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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