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브리핑] 일부의 이산가족 정례화 계획 발표를 환영한다.

우원식 원내대변인, 오후 현안브리핑

 

 

일시 : 20128214:40

장소 : 국회 정론관

일부의 이산가족 정례화 계획 발표를 환영한다.

지난달 30일 통일부가 이산가족 교류촉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이산가족 교류를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하고 이산가족 면회소 운영을 정상화하고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고 전면적 생사확인 및 서신교환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통일부의 발표를 늦었지만 참으로 환영할 만한 발표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201010월을 끝으로 지난 2년 가까이 답보상태였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분단으로 생이별한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는 일이다. 우리 민족의 비극적 현대사를 온몸으로 안고 살아온 숱한 민초들의 한을 달래는 씻김의 과정이기도 하다. 이 일에 어떤 정치적 이해나 체제 경쟁의 검은 의도로 가로막을 일이 아니다.

그동안 이명박 정권은 임기 내내 북한 봉쇄 정책으로 일관했으며 북한은 통미봉남으로 남한을 외면해왔다. 이번 발표가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덜기 위한 임기 말의 허무한 수사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북한에 일정한 조건을 요구한 정치적 제안이 아니라 순수한 인도적 제안이길 기대한다.

마침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8.15 광복절이나 추석을 계기로 기존의 상봉 제안이 유효하다는 것을 알리고, 북한이 호응해오도록 촉구할 생각"이라 구체적으로 밝혔다. 상봉 재개 의사를 서둘러 북한에 전하고 협의에 나서길 촉구한다.

무엇으로 북한을 설득할 것인가하는 문제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북한은 최근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수해로 인해 국제사회에 도움을 청한 바 있다. 수 만 명의 이재민들이 임시 거처와 식량 부족에 시달린다고 한다. 민주통합당은 우리 정부가 선제적으로 구호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시급히 우리 적십자사나 국제기구를 통해 인도주의적 지원에 나서고 상호 신뢰를 다시 쌓길 기대한다.

현재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에 등록된 이산가족은 128713명이다. 이중 51591명은 이미 사망했다. 남아있는 사람들도 79.6%70세 이상 고령이다. 한해에 3000명 정도가 이산의 한을 품고 숨진다. 이 숫자는 매년 더 불어나게 될 것이다.

더 늦어서는 안 된다. 한시라도 빨리 협의에 나서서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주는 일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끝으로 이산가족의 고통을 겪고 있는 당사자로서 한 말씀 드리겠다.

저는 지난 201010월 마지막 상봉 행사 때 상봉자 중 96세 최고령자인 노모를 모시고 행사에 참석했던 사람으로서 북측에 간절히 부탁한다. 모처럼 만에 찾아온 이명박 정부의 제안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이산가족의 아픔을 달래주길 바란다.

이산가족의 상봉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만날 때는 60년 한 맺힌 기쁨이었고 헤어질 땐 뼈를 끊을 듯 한 참혹하기 이를 데 없는 잔인한 고통이었다.

덧붙여 이산가족 상봉 규정에 대해 본인이 겪은 불합리한 점을 몇 가지 지적하겠다.

북에 두 누님이 생존해 계신다. 규정상 신청자는 당사자만 상봉 행사에 나올 수 있고 이에 응하는 남과 북의 가족은 5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신청하지 않은 둘째 누님은 상봉장에 나올 수가 없었다. 한 분은 황해도 연안에 사시고, 한 분은 그 옆 재령에 사시는데 함께 나오지 못했다. 우리쪽에도 신청한 한 사람만 가고 북쪽 가족 5사람까지 응할 수 있다. 96세 노모에게 딸이 둘 있는데 한 사람은 나오고 한 사람은 못 나오는 이런 규정이 어디 있는가. 이번 기회에 이런 마음 아픈 사연 만들지 말고, 신청한 쪽에 한 명만 나올 것이 아니라 그 가족이 함께 나올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어야 한다. 이런 불합리하고 속 좁은 규정은 이번에는 반드시 고치도록 남과 북 당국에 요구한다.

또한 상봉자들에 대한 사후지원을 해결해주길 바란다. 상봉 후 그리움과 다시는 못 볼 수 있다는 쓸쓸함에 힘겨워하는 이산가족들이 많다. 만나고 난 이후에 주소도 아는데 그 딸과 만나지 못하고 있으니 북쪽에서 보내는 사람은 검열을 통과한 사람이기 때문에 상봉한 가족들과 서신교환을 먼저 하는 것이 그 다음단계로 넘어가기 좋을 것이다. 상봉 이후에도 서신교환을 먼저 열고 점차적으로 전면적인 서신교환을 확대해 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초고령화 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의 시급성을 고려하여 상설적인 상봉장도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1, 2년에 100 가족씩 만나는 이 바늘구멍과도 같은 이산가족 상봉의 사정을 잘 알면서도, 욕심인줄 잘 알면서도 한 가지 더 부탁드리면 98세의 노모에게 남아 있는 큰 아쉬움을 풀어드릴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로, 정말로 그리워하는 북한 황해도 재령에 살고 있는 둘째 딸 우덕혜를 노모가 만날 수 있는 방법을 남북의 적십자사가 찾아주시면 고맙겠다. 부탁드린다.

 

201282

민주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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