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3.11) "후쿠시마를 기억하라" 후쿠시마사고 2주년 환경단체들 탈핵 목소리

"후쿠시마를 기억하라" 후쿠시마사고 2주년 환경단체들 탈핵 목소리

 

“탈핵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원자력은 비쌀 뿐 아니라 위험한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로부터 2년이 지난 11일 국내외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이들은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난 지 2년이 지났지만 일본 현지의 상황은 여전히 참담하다”며 “핵에너지는 현재 세대에게 위험한 에너지인 동시에 미래세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위험을 고스란히 남겨주는 에너지”라고 지적했다.

아시아태평양녹색당네트워크는 공동성명을 통해 “핵발전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하며 핵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기반시설이야말로 화석연료와 석탄을 낭비하는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아태녹색당네트워크는 또 “핵발전은 녹색에너지보다 비싼 에너지”라며 “전력 부족이나 가격 상승 등의 협박은 공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아태녹색당네트워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민들에게 “핵발전소와 핵폐기장 지역 거주민들은 자신들과 후손들의 삶을 위협하는 핵시설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며 “사회적, 환경적 정의를 요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태녹색당네트워크는 한국, 대만, 호주, 뉴질랜드, 홍콩, 필리핀, 네팔 등의 녹색당과 녹색정치단체들로 구성된 연대체이다. 한국 녹색당은 2012년 5월 지구녹색당과 아태녹색당네트워크의 정식 회원이 된 바 있다.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세계 여러 나라들은 후쿠시마 사고를 교훈 삼아 핵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수정하고 재생가능 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정책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핵발전 위주의 에너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와 같은 무서운 재앙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의 책임이 크다”며 “신규발전소 중단과 노후발전소 폐쇄 등 탈핵사회로 나가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1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사진전을 열고 한국과 북한 정부에 핵정책 포기를 촉구했다. 센터는 “후쿠시마 핵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지났지만 한국은 원전가동을 계속하는 한편 원전감시를 담당할 원자력위원회를 무용지물로 만들었고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했다”며 “일본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센터는 ‘후쿠시마의 교훈은 핵위험 없는 동아시아’라는 주제로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핵참사 현장을 찍은 사진과 포스터 30여점을 전시했다.

전국녹색연합은 이날 탈핵공동성명서를 통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여전히 방사성물질과 오염수가 흘러나오고 있다”며 “원전의 완전폐쇄는 2050년쯤에나 가능할 전망이고 폐쇄비용도 1조15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시민들은 이미 변화하기 시작했다”며 “탈핵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정부의 변화를 요구하는 동시에 시민들과 함께 변화를 일궈나가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녹색연합은 앞으로 수명이 만료된 원전을 폐쇄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삼척, 영덕 등 신규 원전건설부지 선정 철회를 위한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핵에너지의 비중을 줄여나가도록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수정하는 활동을 벌이는 한편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도 탈핵을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연구단체인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은 11일부터 15일까지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과 함께 국회에서 탈핵주간행사를 열었다. 우선 모임의 연구책임의원을 맡고 있는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 우원식 의원실 주관으로 ‘원전을 넘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선언 및 개막식이 열렸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자력 안전신화는 붕괴되었다”며 “원자력은 후쿠시마 사고에서 보듯이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에너지이며 우리의 아이들에게 불안과 경제적 비용을 떠넘기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에너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원자력에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맡기지 않고, 원전을 넘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태양광, 풍력, 바이오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화과 에너지 절약형 사회시스템을 구축해야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11일부터 14일 사이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의원실(민주통합당) 주관으로 원전문제를 사진으로 기록해온 일본 사진가 모리즈미 다카시의 ‘갈 수 없는 땅, 남겨진 사람들’을 주제로 한 사진전이 열린다. 국회 환노위 한명숙 의원실(민주통합당)은 이날 원전 중심의 에너지 체제를 바꾸기 위한 에너지전환기본법 공청회를 주관했다. 12일에는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홍근 의원(민주통합당)과 환경운동연합 주관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사회의 변화와 한일 탈핵운동의 과제에 대한 토론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입력 : 2013-03-11 15: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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