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3.21) 지상파 허가권 방통위 존치… 여야, 정부조직법 합의

지상파 허가권 방통위 존치… 여야, 정부조직법 합의

ㆍSO 등 뉴미디어 변경허가 ‘사전동의권’도 방통위에
ㆍ22일 국회 본회의… 40개 관련 법률안 일괄 처리키로

 

여야는 21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협상을 벌여 지상파 방송 허가권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존치하는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여당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협의 조항 신설 등 부분적인 추가 보완 장치 마련을 주장하면서 이날 개정안의 본회의 처리는 무산됐다.

여야는 3월국회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세부 쟁점에 대한 최종 조문화 작업을 한 뒤 본회의를 열고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한 40개 법률안을 일괄 처리키로 했다.

새누리당 김기현, 민주통합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21일 저녁 국회에서 회동해 막판 쟁점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부 업무 조정 문제를 놓고 합의했다.

여야 원내대변인은 이날 밤 국회 정론관에서 발표한 합의문에서 지상파 방송 허가권 문제에 대해 “방통위가 지상파 방송사업에 관한 허가·재허가 신청접수를 받아 결정하고, 방통위는 미래부 장관에게 전파법상 방송국의 허가·재허가와 관련된 무선국 개설 등 기술적 심사를 의뢰한다”고 합의했다.

여야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변경 허가 문제를 두고는 미래부가 방통위의 사전동의를 받도록 했다.

이날 논란이 됐던 동의절차를 밟는 기간 제한은 없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지루하게 진행된 정부조직법 협상의 막판쟁점에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일부 미세하게 조정할 부분이 있어 밤늦도록 조율했다.

민주당은 지상파의 허가와 관련된 무선국 관리를 소관 업무로 하는 전파관리과의 방통위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여야 합의문상에는 전파관리과는 미래부로 이관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전파관리과를 미래부에 두고, 지상파 허가와 관련된 기술적 부분을 방통위에 통보하면 방통위가 이를 토대로 최종허가를 결정하는 것으로 하자고 요구했다.

여야가 일단 큰 틀에서 가닥을 잡으면서 본회의 처리 전망도 높아졌다. 청와대는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최대한 빨리 국무회의를 열어 이를 의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22일 오전 11시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 앞서 오전 9시에 문방위와 행안위, 오전 10시에 법사위를 소집해 놓았다.

당초 이날 여야의 협상 타결 전망은 낮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이날 오전 활동을 중단하고 각 당 원내대표에게 협상을 주문했다. 여야 합의문에 대한 법안소위 차원의 논리적 토론은 무의미하니 ‘윗선’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해달라는 요구였다.

이에 맞춰 강창희 국회의장은 오전 양당 원내지도부를 각각 불러 협상 타결을 종용했지만 변함없는 입장만 들었다. 새누리당 김기현, 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1시30분쯤 잠시 만나 회동했지만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가 이후 큰 틀에서 양보안을 제시하면서 분위기가 변했다. 양당 문방위 실무진이 오후 5시쯤 만나 타결안을 조율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저녁 만찬회동을 갖고 정부조직법의 이날 처리에 합의했다.

여야는 이에 따라 오후 10시 본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야의 잠정 타결안에 대해 새누리당 지도부와 문방위 일부 위원들이 반대하면서 난항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한구 원내대표, 김기현 수석, 조해진 문방위 간사 등은 별도의 회의를 열고 협상안을 조율하기도 했다.

여야가 50일 가까운 협상 끝에 어렵사리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합의하고도, 합의문 해석 하나를 놓고 자신의 입장만 주장하느라 뒷마무리조차 못한 것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지상파는 방통위에 그대로 남겨둔다”고 밝혀왔다는 점에서, 협상 과정에선 별문제가 없었던 지상파 부분을 뒤늦게 쟁점화한 것을 두고 약속을 어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병한·심혜리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입력 : 2013-03-21 23:59:13수정 : 2013-03-21 23:59:13

기사원문보기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3212359135&code=910402

댓글

Designed by CMSFactory, Modified by Wonwoo Kim